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대구 학생 성장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추진 중인 지역 특수학교의 중점교육과정을 살펴봤다. 대구에는 직업교육중점의 '대구이룸고'와 문화예술교육중점 '대구예아람학교'가 있다. 이 특수학교들은 장애인 학생들이 직업을 갖고 당당하게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구이룸고…"배움엔 장애가 없어요"
대구이룸고 학생들이 대구이룸고의 직업교육중점 교육과정에 따른 취업이 가능한 현장실습에 참여하고 있다. 김종윤 기자
대구이룸고는 2022년 3월 1일 개교한 전국 최초 고교 단설 특수학교다. 대부분 특수학교는 유·초·중·고교 과정의 종합 특수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유형을 달리하는 직업교육중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발달 장애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대구이룸고의 교훈은 '꿈은 크게! 도전은 높게! 이룸은 함께!'이다. 주로 직업 및 생활 기능 함양과 진로 다변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들은 취업 및 진학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2022학년도 1학년으로 입학했던 첫 졸업생 53명 중 취업 12명(22.7%), 전공과 진학 29명(54.7%), 대학 진학 6명(11.3%)이라는 성과를 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룸고 취업률은 22.7%다. 전국 특수학교 고3 졸업생의 평균 취업률(7.1%)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이 학교는 고교 졸업 후 전공과 2년 과정 진학에 집중되는 지도 체제를 개선하기 위해 현장실습 훈련을 앞당겼다. 고3부터 현장실습을 100% 적용했다. 일·학습 병행체제 운영(일과 중 4시간 현장실습 + 학교 교과지도 병행)으로 현장실무 능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외식서비스(바리스타, 제빵), 생산, e스포츠, 문화예술, 스마트 직무(쿠팡, 다이소 등 재택 근무)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발달장애학생의 특성에 맞는 3개 학과(생산제조·외식서비스·대인서비스)의 교육과정도 편성해 운영하고 있었다. 실기 중심 교육과정 운영과 반복 훈련으로 성공 노하우를 쌓게 하고, 일상생활 및 직업 수행 능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교육에 대해선 학부모들도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의 어머니 이애란(45·가명)씨는 "특히 주중 방과 후 학교와 방학 중 계절제학교, 고교학점제 선택과목, 북구청 교육경비 보조사업 등을 통해 아이들이 타 학과 교육과정 이수와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국가 및 민간자격증 취득자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드론 국가자격 3종(10명), 정리수납전문가 2급(12명), 앱창의개발능력 3급(9명), 바리스타 2급(21명) 등 총 52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학교 측에 확인한 결과, 이 학교 교원들은 특화된 교육과정 운영, 고교학점제 선택과목 지도와 다과목 지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자체 연구활동을 한다. 퇴근 후에도 역량강화 연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후반기 37명 대상 5개 종목(3D 프린팅·제과제빵·서양조리·정리수납 전문가·바리스타)에 15~18차시 과정을 운영했다.
대구이룸고에는 지난해 88%, 올해 89%가 각각 일반중학교에서 입학했다. 일반중학교에서 통합되기 어려웠던 학생이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돕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긍정적 행동지원 △또래상담 △학급 관계형성 프로그램 △가족상담 △연초 생활지도 집중기간 운영 △등교 후 마음챙김 5분 명상시간 △자기주도·민주적 학생회 활성화 △개별화교육 팀접근 △위기관리 등이다.
정윤향 대구이룸고 교장은 "좁고 어려운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단단함을 통해 학생을 좀 더 세심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대구예아람학교…"장애학생 예술적 재능 발굴의 산실 목표"
발달 단계에 맞는 악기를 선택해 배우는 대구예아람학교의 1인 1악기 수업에 학생들이 교사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다. 김종윤 기자
2021년 개교한 대구예아람학교는 '함께 성장하며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는 행복 예아람'이라는 교육 비전을 갖고 있다. 장애학생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고, 관련 진로를 연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문화예술중점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음악·미술 교과 수업 시수가 늘고 있다. 특수교사와 전문 예술 강사는 1인 1악기 수업, 브레인 난타, 사물놀이, 드로잉, 창의 예술 음악에 대한 수업을 한다.
이 중 1인 1악기 수업은 중도중복장애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이 흥미와 발달 단계에 맞는 악기(총 10종)를 선택한 뒤 꾸준히 연주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매주 수요일엔 초등학교 5~6학년, 중·고교 및 전공과 학생까지 모두 120여 명이 학년 구분 없이 자신이 선택한 악기가 있는 반으로 이동해 수업을 받는다. 이 학교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 기반의 '예아람 애플리케이션'과 오프라인 기반 '1인 1악기 성취인증제'를 통해 학생의 예술적 성장 과정을 포트폴리오 형태로 관리하기도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학생 주도의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도 운영하고 있다. 초·중·고교 과정의 동아리 22개 중 19개(86%)가 문화예술 관련 동아리라고 학교 측은 전했다.
이 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2017년 창단된 '위드심포니오케스트라' 거점학교라는 점이다. 음악적 재능을 가진 대구지역 초·중·고등학교 장애 학생들이 함께 모여 연습하고 있다. 일종의 '지역 장애학생 문화예술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장애인식개선 공연과 정기연주회 활동을 통해 예술을 통한 사회적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문화예술중점 교육을 진행한 결과 2021년 2명, 2022년 4명, 2023년 3명, 2024년 6명의 졸업생이 취업에 각각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전해수 학생(고3·가명)이 전국 장애학생 음악 콩쿠르 대회에서 입상해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로 개교 5년 차를 맞은 대구예아람학교는 올해부턴 진로·직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간 다져온 문화예술교육의 열매를 맺기 위한 방편이라고 학교 측은 전했다. 지역 예술가들과의 협력 및 유관단체와의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학생 문화예술 역량을 높이고, 새 취업처도 계속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는 디지털 미디어와 융합한 예술 콘텐츠 개발, AI 기반 창작 교육 등 다양한 시도도 검토하고 있다. 학교 측은 이를 장애학생 예술교육의 새로운 모델 발굴을 위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정경렬 대구예아람학교 교장은 "문화예술교육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학생이 가진 다양성과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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