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을 뚫은 용기, 이웃을 구하다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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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23  |  발행일 2025-04-24 제11면
포스코청암재단, 포스코히어로즈 4명 선정
인도네시아 수기안토 씨의 헌신
선박으로 주민 구조한 전대헌씨
김옥화·김형종씨, 주민 대피 도와
포스코그룹, 피해복구 성금 20억원 출연
불길을 뚫은 용기, 이웃을 구하다

포스코청암재단이 23일 경북소방본부에서 경북 산불 현장에서 인명을 구한 포스코히어로즈 4명에게 상패와 상금을 전달했다. 왼쪽부터 경북소방본부 박성열 본부장, 수기안토, 전대헌, 김옥화, 김형종씨. <포스코 제공>

“산불이 났어요!" 어둠을 찢는 외침 속, 이웃을 향한 발걸음이 망설임 없이 불길 속을 향했다.

포스코청암재단이 23일 경북 산불 현장에서 인명을 구한 시민 4명을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하고, 상패와 상금을 전달했다. 대형 산불이 빠르게 확산해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포스코히어로로 선정된 4인의 용기 있는 행동은 재난 속에서 인간애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산불로 삽시간에 경북 영덕의 한 마을을 덮쳤다. 인도네시아 출신 수기안토(31)씨는 잠든 이웃들을 깨워 대피시키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업고 방파제로 내달렸다. 이국땅에서 선원으로 살아가는 이 이방인은, 누구보다 먼저 이웃을 챙겼다.

영덕구조대장 전대헌(52)씨는 자신의 배로 주민 34명을 피신시켰다. 그는 이미 오랜 세월 해양 봉사에 헌신해왔고, 이번에도 자신을 던져 불길을 피해 방파제로 피신한 주민들을 구조했다. 생업의 도구였던 선박이 그날, 사람들의 생명을 건지는 구명선이 됐다.

김옥화(56)씨와 김형종(48)씨도 불길이 번지는 와중에 주민들을 차량에 태워 대피시키며 위험을 무릅썼다. 그들의 판단력과 용기는 수많은 생명을 재난에서 지켜낸 또 하나의 방화선이었다.

포스코히어로즈는 2019년 제정된 상으로, 국가적 재난이나 개인적 위기 속 타인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주어진다. 올해로 102명의 영웅이 이 상을 받았다. 포스코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 3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20억원을 기탁하고,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한 긴급구호키트를 제작·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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