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회 시정연설 “중대한 도전 직면…추경 신속히 처리해 달라”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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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24 16:18  |  발행일 2025-04-24
우원식 한덕수 면전에 “하지 말아야 할 일 잘 구별해야”
한덕수 국회 시정연설  “중대한 도전 직면…추경 신속히 처리해 달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마설이 불거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국회 시정연설에 나섰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회시정연설은 지난 1979년 11월 최규하 전 대통령(당시 권한대행) 이후 46년 만이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날 '2025년 1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현재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미국발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경제환경이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2+2 한미 통상 협의'를 앞두고 행한 이번 연설에서 한 대행은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 수십여 개 국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도 가능한 한 신속하게 협상에 돌입하고 충분한 협의 시간을 확보해 유예 기간 내에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 제안으로 24일 오전 미국 재무부 청사에서 열리는 이번 ' 2+2 통상협의'에는 한국 측에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각각 참석한다. 이번 통상협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전쟁이 가시화된 이후 처음으로 한미 재무·통상 수장이 함께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이다.

한 대행은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 지원대책, 자동차 산업 긴급지원 대책 마련 등 우리 주력 수출 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추진 중"이라며 “정부는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무역균형, 조선, LNG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합의점을 모색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필요성도 역석했다. 한 대행은 “미국은 지난 1월 AI 인프라에 5천억달러를, EU는 AI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2월 2천억유로 규모의 초대형 투자계획을 발표했다"며 “AI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은 국가의 미래 성장과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 만큼, 우리나라도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12조 2천억원 규모의 추경안 사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국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한 대행은 “정부는 12조 2천억원 규모의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해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했다"며 “추가경정예산안이 국민께 든든한 힘이 되어 드리고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에 소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조속히 심의·의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한 권한대행의 이날 시정연설을 두고 국민의힘과 구(舊) 야권 의원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진보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의원들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한 대행이 국회 연설대에 오른 것에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일부 의원은 “내란대행 사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본회의장에 남은 민주당 의원들은 한 대행이 연설을 하는 도중 무시와 침묵으로 자리를 지켰다. 한 대행의 연설을 경청하는 의원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 대행의 연설에 박수로 화답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성 발언을 하며 맞서기도 했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 권한대행 시정연설 직후 “국회의장으로서 권한대행께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권한대행께서는 대정부질문 국회 출석 답변과 상설특검 추천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시기 바란다"며 “파면당한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로서, 권한대행으로서 책임을 크게 느껴도 부족한 때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 의장의 발언을 계기로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장석 앞으로 나와 항의한 것은 물론, 권성동 원내대표는 우 의장을 향해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 이에 맞선 민주당 지도부도 의장석 앞으로 뛰어나와 양 측은 1분 가까이 실랑이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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