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나 '누가왔어'. <대구신세계갤러리 제공>
반려동물 인구 1천만 명 시대라고 한다. 이렇다 보니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펫팸족'은 물론 이들을 위한 '펫코노미'가 확산하고 있다. 이젠 반려동물이 엄연한 가족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전시에도 그 흐름이 밀려왔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인간의 정서적 교감을 담은 전시가 대구에서 열려 눈길을 끈다. 현대사회의 '변화된 가족상'을 반영한 흥미로운 전시다.
대구신세계갤러리는 5월2일부터 6월30일까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8인의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 'The things called love(사랑이라 불리는 것들)'을 연다. 반려동물은 부드럽고 윤기 나는 털, 아름다운 몸의 곡선 등 조형 예술의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피사체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큰 만큼 관객과 소통하는 데서도 이점이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따뜻하고도 예술적인 시선이 담긴 이번 전시에는 그노(박근호), 류은지, 문경의, 서안나, 이나영, 이준영, 카에데 마치코, 황혜선 작가가 총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이제 우리의 친구이자 가족이 된 반려동물의 일상을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카에데 마치코 'a window-side cat'. <대구신세계갤러리 제공>
그노는 간결하고 직관적인 표현을 통해 반려동물로부터 위로받는 인간의 모습을 따뜻하게 표현한다. 동화작가 류은지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을 동화 속 주인공처럼 포근한 느낌으로 담아낸다. 문경의는 반려동물의 모습을 초현실적 느낌으로 드러내며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서안나는 생활공간 곳곳에서 포착한 동물들과의 추억을 화면에 펼쳐 놓는다.
이나영은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잉크 드로잉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일상을 익살스러운 느낌으로 표현한다. 이준영은 플라스틱 박스와 의자, 우산 등 생활 속 소품들을 소재로 활용해 고양이를 위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카에데 마치코는 자유로운 붓 터치로 사람과 동물의 풍부한 표정을 생동감 있게 담아낸다. 황혜선의 고양이 조각은 단순하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전시의 의미와 반려동물의 가치는 서안나의 작품 '누가 왔어'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진다. 살포시 열린 문 틈으로 4마리의 동물이 밖을 빼꼼히 내다보고 있다. 개, 고양이, 새 등 모두 사랑스러운 동물이다. 그들은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아마 주인일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기대와 간절함이 묻어 있다. 그 마음 하나로 소중하고 함께할 가치가 있다.
이나영 'lui et son chien'. <대구신세계갤러리 제공>
이나영의 작품 'lui et son chien'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의 기쁨이 느껴진다. 마치 아이를 데리고 놀이를 하듯, 사랑하는 이와 무언가를 같이 하고 있는 것처럼 함께하는 시간의 즐거움을 전한다. 왜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고 하는지 깨닫게 되는 대목이다.
전시장에는 대형 포토존과 반려동물에게 편지를 작성하는 이벤트존 등 색다른 이색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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