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확장 한계’ 포항경주공항, 기포 콘크리트로 활주로 안전 확보

  • 구경모(세종)
  • |
  • 입력 2025-04-30 16:24  |  발행일 2025-04-30
활주로 이탈방지 장치 설치…사망사고 낸 항공사 운항 제한
<영남일보DB>

<영남일보DB>

활주로 끝이 하천과 도로에 막혀 안전 구역 확보가 불가능했던 포항경주공항의 고질적 지형 결함이 첨단 공학 설비로 보완된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항공안전 혁신 방안'의 핵심은 물리적 부지 확장이 어려운 지방 공항에 맞춤형 사고 방지 시스템을 집중 배치하는 것이다.


◆활주로 끝단의 '에어백', EMAS 도입 확정


포항경주공항은 인근 냉천과 31번 국도 등 지형적 제약으로 인해 국제 권고 기준인 240m 규모의 활주로 종단안전구역(RESA)을 설치할 공간이 없었다. 정부는 이 같은 '물리적 불능'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활주로 끝단에 활주로 이탈방지장치(EMAS)를 설치하는 대안을 확정했다.


EMAS는 항공기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으깨지는 특수 경량 기포 시멘트 블록을 층층이 쌓은 구조물이다. 착륙 중 멈추지 못한 기체가 활주로를 넘어서는 '오버런(Overrun)' 사고 시, 타이어가 이 블록에 빠지면서 발생하는 마찰력을 이용해 항공기를 안전하게 멈춰 세운다. 부지 연장이 어려운 공항에서 인명 피해와 기체 파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적 장치다.


◆'흉기'가 된 항행 시설, 연성 구조로 전면 교체


항공기 충돌 시 기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던 공항 내 시설물 구조도 전면 개편 대상에 올랐다. 그동안 포항경주, 무안, 광주 등 일부 공항은 항공기 진입 각도를 안내하는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을 견고한 콘크리트나 H형 철골 기초 위에 설치해 왔다. 이는 사고 발생 시 항공기 동체를 파손시켜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위험 요소로 지적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연내 6개 주요 공항의 로컬라이저 지지대를 충격 시 즉각 파손되도록 설계된 '연성(Frangibility) 경량 구조'로 교체하기로 했다. 다만 제주공항은 시설의 특수성과 구조 분석 결과에 따라 추진 시점을 추후 조율할 예정이다.


◆조류 충돌 막는 레이더와 AI 드론의 입체적 방어


하늘길의 불청객인 조류 충돌(Bird Strike) 사고를 막기 위한 입체적 방어망도 구축된다. 올 하반기 무안공항에 민간공항 최초로 '조류탐지 레이더'가 시범 도입되며, 2026년부터는 인천과 김포 등 거점 공항으로 확대된다.


2028년까지는 인공지능(AI)이 조류를 자동 식별해 기피제를 살포하는 특수 드론이 전국 공항에 배치된다. 현재 무안공항에서 진행 중인 실증 작업을 통해 조류 탐지와 퇴치 공정을 자동화한다는 구상이다.


◆사고 항공사 '운수권 배분'서 원천 배제


시설 개선과 함께 항공사에 대한 직접적인 행정 규제 수위도 대폭 높아진다. 앞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중대 사고를 낸 항공사는 향후 1년간 모든 신규 노선 운수권 배분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고를 낸 기업에 수익성 높은 노선을 맡기지 않겠다는 무관용 원칙이다.


아울러 정부는 신규 도입되는 '항공안전 성과지표'를 기반으로 안전 관리가 소홀한 항공사를 선별해 집중 점검하고, 필요시 노선 허가 자체를 제한하는 강력한 행정 처분을 예고했다. 이번 혁신안은 시설 결함부터 운항 과실까지 항공 안전 전반에 걸친 잠재적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자 이미지

구경모(세종)

정부세종청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