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금속 탐지기로 세상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독특한 취미로 선행 베푸는 대구의 ‘작은 영웅’

  • 이원욱 시민기자 judg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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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7 14:09  |  수정 2025-05-07 14:28  |  발행일 2025-05-07
[동네뉴스]‘금속 탐지기로 세상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독특한 취미로 선행 베푸는 대구의 ‘작은 영웅’

지난 4월 20일 수오왕자가 대구 달서구 한샘청동공원에서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금속쓰레기를 찾고 있다.

지난달 20일 대구 달서구 한샘청동공원 한편에서 한 남성이 허리를 굽혀 뭔가를 땅에서 꺼내더니 이내 가방에 담았다. 그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삑-삑' 소리의 기계음에만 집중했다. 금속 탐지기를 들고 공원 곳곳을 돌며 버려진 금속 쓰레기를 줍는 이는 시민 안전과 공원 환경을 책임지는 '수오왕자'(닉네임)다.

수오왕자는 2년 전 우연히 금속 탐지기로 쓰레기를 줍는 영상을 보고 금속탐지기부터 구입했다. 환경을 지키는 동시에 의미 있는 취미를 가져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그는, 생각보다 위험한 것들이 많이 나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수오왕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공원이나 하천 등을 찾는다. 그는 금속 탐지기를 통해 버려진 병뚜껑이나 칼날은 물론 세월이 흘러 땅속 깊이 묻혀 있는 알루미늄 캔 조각이나 녹슨 못까지 줍는다.

[동네뉴스]‘금속 탐지기로 세상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독특한 취미로 선행 베푸는 대구의 ‘작은 영웅’

수오왕자가 금속 탐지기로 찾은 금속 쓰레기.

그의 남다른 취미활동은 금속 탐지기로 공원 바닥 전체를 훑는 것으로 시작한다. '삑'하고 소리가 나는 지점은 소형 휴대용 탐지기를 가까이 가져가 목표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 그 후, 삽으로 땅을 파고 찾아낸 '보물'을 가방에 담으면 끝. 특히, 날카로운 쓰레기가 가방을 찢을 것을 대비해 두꺼운 재질의 가방을 활용한다.

이웃들은 그를 '작은 영웅'이라고 부른다. 남다른 취미활동에 이어 부가적으로 베푸는 여러 가지 선행 덕분이다. 수오왕자는 주운 캔 뚜껑을 모아 깨끗이 세척한 뒤, 폐지를 줍는 이웃 할머니에게 나눈다. 여름 휴가철 그의 무대는 바닷가다. 금속 탐지기를 이용해, 휴양객들이 모래사장에서 놀다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아주기 위해서다. 그는 작년에 20대가 넘는 휴대전화를 주인에게 찾아주었다.

지금까지 수오왕자가 찾아내 분리배출한 금속 쓰레기는 알루미늄부터 철까지 수십 킬로그램에 이른다. “아이들이 다칠 수 있는 날카로운 금속 조각을 없애 공원이 조금 더 안전해지길 바란다"는 수오왕자는 오늘도 조용히 금속 탐지기를 들고 숨겨진 쓰레기를 찾아 나선다.

이원욱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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