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산불 성금 울진보다 2배 많지만 체감 지원은 ‘글쎄’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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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8 22:20  |  수정 2025-05-09 06:30  |  발행일 2025-05-09
경북 산불 성금 1천683억원… 울진 때보다 2배 많지만 피해는 10배
사망자 27명·주택 피해 3천800여 동… “이재민 체감 지원 적을 수도”
경북산불 성금 울진보다 2배 많지만 체감 지원은 ‘글쎄’

지난 3월 발생한 경북 산불로 이재민들이 영덕국민체육센터 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지난 3월 경북 북동부지역에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로 전국 각지에서 1천600억원을 웃도는 역대급 성금이 모였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이재민에게 돌아가는 성금은 다른 재해 때보다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전국재난구호협회·사랑의열매·대한적십자사 등에 접수된 영남권 산불 성금은 총 1천68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울진산불 당시 모금액(827억원)보다 856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5면에 관련기사

하지만 이재민의 마음은 편치 않다. 모금액 자체로는 두 배이지만 피해규모가 10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돌아올 몫이 적을 수밖에 없다. 경북산불로 불에 탄 주택 수는 5개 시·군 3천819동으로, 울진산불(415채) 때보다 9.2배 많다. 이재민 수도 3천494명으로 울진(337명)의 10배에 이른다. 더욱이 사망자만 27명이 발생했다. 앞서 울진산불 당시엔 모금된 827억원 중 631억원이 울진(546억원)과 삼척(85억원)에 분배됐다. 울진은 성금 절반(271억원)가량을 주택 복구에 썼고 나머지는 송이 피해(154억원), 농기계(77억원), 소상공인(29억원), 가전(15억원) 지원 등에 활용했다.

이번에 모인 성금은 경북 의성·안동·영양·청송·영덕 외에도 경남 산청·하동, 울산까지 영남권 8개 산불 피해 지역에 전달된다. 행정안전부는 다음 주 배분위원회를 열고 분배 기준과 지원 항목 등을 정할 방침이다. 성금 대부분은 인명 피해 보상과 주택 복구에 집중된다. 경북도는 울진산불 때와 동일하게 주택 피해를 우선 지원 항목으로 삼고, 나머지 항목을 5개 시·군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인명과 주택 피해에만 1천억원 가까이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시·군 의견을 수렴해 최대한 합리적인 분배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집중 모금기간은 끝났지만 이달까지 수시 성금 접수를 받아 최대한 많은 이재민에게 성금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민에게 성금이 분배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피해 규모가 광범위해 지역별로 충분한 협의가 필요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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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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