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사이드] 반보기

  •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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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3 07:48  |  발행일 2025-05-23
반보기

천윤자 지음/해뜰참/204쪽/1만5천원


'연잎처럼 넓은 품으로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던 든든한 후원자는 이제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 어디쯤에서 반보기라도 할 수 있다면 찾아오실까.'(반보기 中)


문인화가 옥산 천윤자가 첫 수필집 '반보기'를 출간했다. 손수 그린 매화 그림을 표지로 한 이 책에는 저자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 37편이 수록됐다.


저자는 이 수필집에서 남에게 결코 보이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부터 그간 겪어온 가족사의 얼룩진 상흔까지 담담하게 풀어낸다. 글과 그림을 통해 그 용기와 극복의 과정이 독자들에게 진정성있게 전해진다.


특히 이 책에서는 문인화가로서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군자의 그림' '자화상' '난향' '솔거의 노래' 등 문인화를 소재로 한 이야기가 여러 편 등장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사군자'를 모티브로 한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그림으로 시작하는 각 장에는 누구나 겪었을 법한 평범한 이야기를 작가만의 시선으로 특별하게 그려냈다. '이제 그림이든 글이든 제대로 된 자화상 하나쯤은 남기고 싶다'(자화상 中)던 저자의 말처럼, 이 수필집을 통해 자칫 진부할 수 있는 가족사를 자신만의 문학적 색채로 형상화했다.


1부에서는 저자의 가족사로 심금을 울리고, 2부에서는 일상에서 겪는 자잘한 사건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이야기한다. 3부에서는 몸으로 느껴지는 세월의 흐름에 대해, 마지막 4부에서는 유년기의 기억과 어느 날 우연히 조우한 사물을 통해 인생을 돌아본다.


저자 천윤자는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뒤늦게 계명대 예술대학원 서예학과에 진학해 문인화를 전공했다. 현재 영남일보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지역 문화센터에서 문인화 초대작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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