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공의 추가모집 사실상 ‘빈손’…전문의 몸값 치솟는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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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7 19:51  |  발행일 2025-05-27
대구권 90% 공석, 지원자 30명 이내…진료 유지마저 불투명
필수과 연봉 2배 제안도 속출…“전문의가 유일한 해법”
진료용 컴퓨터와 진료기구(검이경)가 배치된 깔끔한 의료 공간에서, 책상 중앙에는 신사임당이 그려진 5만 원권 지폐 뭉치가 시선을 끈다. 지폐 옆에는 청진기가 놓여 있고, 배경에는 간소한 진찰대가 자리하고 있다. 전문의 '몸값 상승'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이미지다.<영남일보 AI 제작>

진료용 컴퓨터와 진료기구(검이경)가 배치된 깔끔한 의료 공간에서, 책상 중앙에는 신사임당이 그려진 5만 원권 지폐 뭉치가 시선을 끈다. 지폐 옆에는 청진기가 놓여 있고, 배경에는 간소한 진찰대가 자리하고 있다. 전문의 '몸값 상승'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이미지다.<영남일보 AI 제작>

'전공의 사직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정부의 이례적 추가모집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의료현장에서의 전문의(醫) 인력난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의료계에선 당분간 필수 진료과를 중심으로 전문의 몸값이 뛸 가능성이 크다고 여긴다. 27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의 인턴·레지던트 정원은 378명이지만 지원자가 고작 19명에 그쳤다. 90%가 넘는 자리가 공석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같은 날 접수를 마쳤지만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원자가 크게 저조하다는 내부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서 26일 마감한 대구파티마병원은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같은 날 접수를 마친 영남대병원도 접수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우 저조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28일 접수를 마감할 계명대 동산병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이는 '의료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고 신호다. 특히 전공의가 빠진 수련병원은 진료 유지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각 병원은 기존 전문의를 중심으로 진료 일정을 재편하고 있다. 일부 중소병원은 다른 병원의 전문의를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전문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 특히 필수의료 과목을 중심으로 '연봉 2배 인상' '파격 조건' 등을 내걸고 물밑에서 '전문의 모시기 전쟁'에 돌입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당장 인력 대체가 안 되니 유일한 해법은 기존 전문의 확보뿐"이라며 "희소성 프리미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전문의 가치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제도 변화와 수급 구조 재편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결국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여부, 수련 제도 개선 등이 맞물려야 한다는 것. 또 다른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은 불 꺼진 병원에 전문의만 남은 셈"이라며 "이 기형적 구조가 장기화하면 전문의 역시 번아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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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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