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교육청 전경. 영남일보DB
학업 중단 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경북지역에서만 1천 명이 넘는 고등학생이 자퇴 등으로 학교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도내에서 지난 한 해 동안 학업을 중단한 고등학생은 총 1천271명으로, 전체 고교생의 약 2%에 해당한다. 유형별로는 일반고가 617명으로 가장 많았고, 특성화고 490명, 자율고 109명,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는 55명이었다.
이는 최근 4년간 경북지역 학업 중단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와도 일치한다. 2020년 768명에서 2021년 1천73명, 2022년 1천226명, 2023년 1천241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이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으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전국 일반고 학업 중단자 수는 1만8천498명으로 2020년(9천504명)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경북도는 전국에서 759명의 일반고생이 학업을 중단해 지방권 중 경남(1천193명), 부산(778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고교 학업 중단 증가의 배경으로 학교 부적응, 건강 문제, 해외 출국 등 전통적인 사유 외에도, 최근 대학 입시 제도의 변화와 이에 따른 내신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특히 내신 성적에서 밀릴 경우 정시 수능 위주의 전략으로 전환하기 위해 자퇴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교육전문가는 "2028학년도부터 내신 등급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게 되면 상위 10%를 놓친 학생들은 등급에서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내신 불리 학생들을 위한 정교한 수능 대비 프로그램이 학교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학생들의 대면 수업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학업 중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학업 중단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교육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지역별 맞춤형 대응과 대입 지원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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