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순 '자작나무 숲 2'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정원의 한가운데 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울창한 자작나무 숲 한가운데에 서 있는 말, 나무 아래에 서 있는 평화로운 표정의 여성, 그리고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작은 새는 보는 이로 하여금 옛 추억을 소환해 사색에 빠지게 만든다.
갤러리동원 앞산점은 오는 25일까지 김명순 작가 개인전 '사색의 정원'展(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인간을 위로하는 자연 속 삶의 순간들을 담아낸 회화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김 작가는 오랜 시간동안 자연과 삶, 그리고 마음 속 깊은 생각들을 그림으로 표현해왔다. 꽃, 별빛, 바람, 나무, 새의 노래 같은 자연의 순간들을 깊이 바라보며, 그 안에서 느낀 외로움과 그리움, 희망을 화폭에 담아냈다.
김 작가의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파란색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 파랑은 단순한 색이 아닌, 하늘과 바다처럼 넓고 깊은 마음을 담아내려 한 의도의 결과물이다.
'울트라마린'으로 불리는 이 색은 김 작가에게 있어 슬픔과 평화, 상상과 진심을 함께 담아내는 도구다. 또한 그림 속에는 어릴 적 추억, 꿈 속 장면, 그리스 신화 같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어, 관람객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다.
김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블루(울트라 마린)의 색채 앞에선 누구나 신비함을 상상한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고 자연은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우리의 내면 깊숙이 채워놓았던 빗장을 풀어 진리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자유로운 영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갤러리동원 관계자는 "김명순 작가의 그림을 바라보면,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마음의 소리와 다시 마주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아름다운 '사색의 정원'에서 잠시 쉬어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053)423-1300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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