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층, 병원까지 수십㎞…지방의 ‘의료 소외’ 현실화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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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6 19:32  |  발행일 2025-06-16
인구는 줄고, 병원은 닫힌다…“노인 의료 대책 시급”
서울 강남구 2천825곳, 울릉군 8곳…병원 쏠림 심각
전국 최다 및 최소 병원 보유 시군구 현황.

전국 최다 및 최소 병원 보유 시군구 현황.

경북 일부 지역 노인들의 병원 접근성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인구 감소가 지속되는 지역일수록 의료 인프라가 급격히 취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지방소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고령층 특성과 지역 여건을 반영한 정교한 의료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한국노년학연구 학회지에 실린 국립공주대 윤현우 교수팀(사회복지학과)의 '지역별 노인인구 추계와 의료서비스 접근성에 대한 공간분석 연구'에 따르면, 전국에서 병원이 가장 적은 곳은 경북 울릉군(8곳)이다. 이어 영양군(21곳·하위 2위), 봉화군(35곳·하위 10위)도 하위권에 포함됐다.


연구팀은 통계청 인구자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병원정보를 토대로 65세 이상 고령층의 병원 접근성을 정밀분석했다. 서울·대구 등 대도시는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경북을 포함한 비수도권 군 단위 지역은 접근성이 뚜렷하게 떨어졌다.


공간적 접근성 지수는 2017년 전국 평균 0.0157에서 계속 하락했고, 접근성 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42년까지 0.3083으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 서비스의 지역 편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 인구 감소 지역은 병원 수는 유지된 채 인구만 줄어 접근성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은 착시일 뿐"이라며 "인구 감소가 계속되면 의료기관은 결국 수익성 악화로 폐업하거나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병원 분포도는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돼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한 2022년 병원정보를 보면 전국의 병원 수는 7만7천139곳이다. 이 중 서울(1만8천648곳)이 가장 많았고, 이어 경기(1만7천131곳)·부산(5천459곳)·대구(4천46곳) 등이 뒤를 이었다. 경북은 3천353곳에 그쳤다.


시군구 단위의 병원 수를 보면 서울 강남구(2천825곳)가 1위였다. 서초구(1천401곳), 송파구(1천251곳), 경기 부천시(1천138곳), 성남시 분당구(1천21곳)이 그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단순히 병원 수를 늘리는 방식으론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할 수 없다"며 "지방소멸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전제로, 고령자의 건강 수요와 지역 현실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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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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