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해커톤, 로봇으로 일상을 풀다…2박3일의 도전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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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6 15:08  |  수정 2025-06-16 15:13  |  발행일 2025-06-16
45개국 동시 진행…글로벌 관심 쏠려
자율 주행부터 물류 자동화까지 한곳에
15일 대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허깅페이스 르로봇 해커톤'에서 심사위원들이 Team Ace팀이 프로그래밍한 로봇팔의 필통 전달 작업을 심사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피지컬 AI 기술의 실용성과 창의성을 겨루는 국제 해커톤이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5일 대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허깅페이스 르로봇 해커톤'에서 심사위원들이 Team Ace팀이 프로그래밍한 로봇팔의 필통 전달 작업을 심사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피지컬 AI 기술의 실용성과 창의성을 겨루는 국제 해커톤이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전 세계 45개국 2천여 명의 AI·로봇 전문가와 개발자들이 동시에 참여한 글로벌 오픈소스 로봇 축제 '르로봇(LeRobot) 해커톤'이 16일, 2박3일의 열정 가득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허깅페이스(Hugging Face)가 주관하고, 영남일보가 공동 주관했으며 대구시와 경북도, 한국로봇진흥원이 후원한 이번 해커톤은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AI)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국제 행사였다. 국내에서는 서울과 대구가 주요 개최지로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대구에서는 지역 대학생들이 중심이 돼 여러 팀이 참가했다. 각 팀은 실생활 문제 해결을 목표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구현했다. 참가자들은 로봇 키트를 조립하고, 카메라와 센서를 연동한 뒤 AI 모델을 적용해 반복 학습까지 직접 수행하며 자율 로봇을 완성해 시연했다.


대회 참가자 중 유일하게 대구경북 외부에서 참가한 카이스트 '팀 에이스'는 협동 로봇 간 물체 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 두 대의 로봇이 협력해 물체를 주고받는 동작을 정교하게 구현해 호응을 얻었고, 팀원 장희덕(박사과정‧31)씨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가정용 로봇을 만드는 오랜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초보자들의 도전도 눈에 띄었다. 계명대 1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1학년들' 팀은 큐브쌓기를 시도했으나 기술적 제약에 부딪히자, 아이디어를 바꿔 '로봇 주사위 던지기'로 전환했다. 즉석에서 문제를 재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낸 과정이 주목받으며 관람객과 심사위원의 박수를 받았다.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한 경북대 팀 'Kunbotis'도 주목을 끌었다. 쿠팡과 아마존 등에서 활용되는 자동 분류 시스템을 응용한 이 팀은 복잡한 물류 환경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로봇으로 시연했다. 인도 출신 석사과정 학생 Navaneet 씨는 "엠비디아 기술원을 활용한 기반 기술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다른 팀들의 아이디어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영남일보 사장은 참가자들의 열정에 감탄하며 현장에서 추가 상 신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중국 동관, 일본 도쿄, 캐나다 토론토, 싱가포르, 뉴욕 등 주요 도시 현장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라이브 댓글에는 "Happy hacking from Zimbabwe!(짐바브웨에서 모두에게 해킹을 응원합니다!)", "Looking forward to supporting this in Mountain View!(마운틴뷰에서 이 행사를 응원하겠습니다!)" 등 응원이 이어졌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대구 현장의 라이브 방송 화면을 자국 공식 SNS에 공유하며 국제적인 관심을 더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병규 엑스퀘어드(벤처투자회사) 대표이사는 "당장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완성된 결과물보다는, 제한된 시간 안에 얼마나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며 "특히 초보 참가자들이 보여준 도전과 집중력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허깅페이스 측도 이번 대회를 누구나 로봇을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열린 기술 축제'로 평가했다. 르로봇 관계자는 "로봇 기술이 더 이상 전문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자리였다"며 "이번 행사가 오픈소스 로보틱스 확산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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