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준 대구 동구청장은 1일 취임 3주년을 맞아 직원을 격려하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동구청 제공>
민선8기 3주년을 맞아 윤석준 대구 동구청장이 모처럼 모습을 드러냈지만 구정 업무 복귀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대구지역 각 기초단체장들이 앞다퉈 그간 성과를 내세우는 반면, 동구는 오히려 주목받기를 피하는 모습이다. '구정 사령탑'의 장기 공백에 따른 씁쓸한 단면이다.
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준 대구 동구청장은 이날 구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했다. 인사 이동에 따른 격려를 전하면서 여름철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대응을 당부했다. 주요 현안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
특히, 윤 청장은 민선8기 3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남은 임기 1년간 구정 운영을 지원해 달란 부탁도 했다.
그러나 회의 이후 취재진을 만난 윤 청장은 2년 가까운 구정 공백 안정화 방안과 남은 임기 1년간 계획을 묻자 "다음에 따로 만나 말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에 "회복 중"이라고 짧게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실제 현재 동구에선 여러 핵심 사안이 진행되고 있다. 군공항(K2) 이전 후적지 개발, 도시철도 계획 등 미래 도시계획의 굵직한 방향성을 결정할 것들이다. 정부, 대구시와 협력해 치열하게 논의하고 밑작업을 벌여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윤 청장 역시 지난해 8월 영남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민선 8기 후반기엔 동구 주민들에게 K2 후적지의 청사진을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영남일보가 입수한 '민선 8기 3년, 구정 주요성과 100선' 자료집을 보면 공항 후적지 관련 항목은 단 2건에 그친다. 윤 청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2년 가까이 구정을 적극적으로 끌어가지 못하면서 당장 공항 후적지 관련 준비에 있어서도 별다른 움직임을 감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100선 중 '1번 성과'로 꼽은 'K-2 후적지, 미래신산업과 연계한 명품수변도시 기반 마련'과 관련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후적지 개발 홍보영상 제작 용역 시행,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가 특강 진행 등 단체장 역할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프로그램들이다.
한 지역 정계 인사는 "대구시가 발표한 도시철도 계획안과 관련해서도 5호선 순환선 노선이 공항 후적지를 지난다. 말 그대로 새하얀 도화지 상태인 군공항 후적지 개발사업에서 청장이 중심을 잡고 움직여야 주민 요구를 반영한 노선도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남은 임기 1년 동안엔 윤 구청장의 구정 장악력은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와 지역 사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초선인데도 일찌감치 레임덕이 시작됐다. 오히려 3선 구청장이 재임 중인 다른 지자체보다도 상황이 나쁘다. 이젠 청장이 자리로 돌아와 제대로 일을 하려 해도 과연 지역 현안들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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