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못을 찾은 시민들이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하기 위해 뛰고 있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대구·경북지역은 16일 오전 비가 그쳤다가 오후에 다시 내리겠으며 예상 강수량은 10~60mm가 되겠다"고 예보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올해 대구엔 폭염·가뭄·집중호우가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이상기후 패턴이 뚜렷하다. 바짝 마른 대지 위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 미처 스며들지 못한 빗물이 자칫 산사태, 홍수 등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구 동구의회는 이상기후를 '뉴노멀'로 인식하고, 지자체가 선제적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영남일보가 기상청에 확인결과, 지난해는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여름철 강수량(504.4㎜) 중 82.3%(415.3㎜)가 장마철에 집중됐다.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집중률도 보였다. 작년 7월9일 대구엔 하루에만 191.3㎜의 비가 내려 역대 4번째로 일일 강수량이 많았다.
올해의 경우 대구는 폭염과 집중호우가 겹치는 양상이 보다 선명해졌다. 지난달 대구는 평균기온 23.3℃로 역대 최고치였다. 7월 들어선 28.3℃로 최고(2023년 29.3℃) 수준에 가까워졌다. 이른 장마로 평년(128.7㎜) 대비 128.2% 많은 164.5㎜의 비가 6월 한달간 내렸다. 이중 51%(84.2㎜)가 20~22일에 집중됐다. 이후 25일부터 이달 12일까진 비 한방울 내리지 않다가 13~14일 한번에 50㎜가 쏟아졌다. 종잡을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여름철 이상기후다.
이에 대구 동구의회가 목소리를 냈다. 안평훈 동구의원은 16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2022년부터 현재까지 동구지역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액은 4억3천만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영천댐 방류 시 금호강 수위가 급상승하고, 강변 도로 및 상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반복된다는 것.
안 구의원은 "현재 동구청 매뉴얼은 피해발생 이후 대응에 맞춰져 있다. 선제적 예방시스템 구축이 미흡하다"며 "지형적 특성상 침수 우려가 큰 일본 기후현 오가키시 사례를 참고해 △상습침수구역 수위 시각화 장치 설치 △침수 경고 전광판 설치 확대를 제안한다"고 했다.
김상호 구의원은 산사태 위험을 우려했다. 동구 지역내 산림청 지정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 및 취약지역 54개소에 대한 안전점검 강화 및 사방사업 확대를 주문했다.
김 구의원은 "전문가들은 팔공산 일대에 대한 각종 개발행위로 집중호우시 산사태 발생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 2022년 9월 집중호우 탓에 팔공산에 산사태가 나 파계사 구조물이 파손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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