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다카시 '꽃의 부자(Ohanano Oyako)'<오아르미술관 제공>
품격 높은 전시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 확보가 1순위이겠지만 대중들 입장에서는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장 또한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작품을 걸어두는 미술관의 전시장 내부는 물론 미술관의 외부도 관람객이 좋은 전시장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는 대상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오아르미술관은 대구경북지역 사립미술관 가운데 손에 꼽을 정도로 멋진 시설을 갖춘 공간이다. 넓은 전시장에 개성 어린 외관을 갖춘 데다 금관총이 보이는 조망까지 확보했다.
이 같은 미술관과 참 잘 어울리는 전시가 마련된다. 오아르미술관(경북 경주시 금성로 260-6)은 오는 9월29일까지, 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의 '해피 플라워' 연작을 중심으로 한 특별 소장품전 '무라카미 다카시: 해피 플라워'展(전)을 개최한다. 초록빛 가득한 금관총을 옆에 두고 활짝 핀 꽃들이 가득한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들은 제목처럼 행복한 꽃이자 관람객마저 행복에 빠져들게 하는 그림이다. 특히 채도 높은 색상에 마음을 절로 들뜨게 만든다.
이번 전시는 오아르미술관이 지난 20여 년간 수집해온 600여 점의 소장품 중에서, 무라카미 다카시의 대표 판화 작품 27점과 루이비통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한정판 가방 3점을 엄선해 선보이는 자리다. '웃고 있는 꽃'이라는 시그니처 이미지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온 무라카미 다카시는, 팝아트와 일본 전통 미술, 그리고 오타쿠 문화를 융합한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현대미술의 지형도를 새롭게 재편해 왔다.
'해피 플라워' 시리즈는 선명한 색감과 반복되는 패턴, 겉으로는 해맑게 웃는 듯한 꽃의 형상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 위안, 유희 등 복합적인 정서를 시각화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판화라는 평면 매체를 통해 작가의 미학을 응축시켜 보여주며, 루이비통과의 협업작품이 함께 전시됨으로써 예술성과 상업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라카미 특유의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무라카미의 팝아트적인 요소와 패션업체와의 협업도 아날로그적 감성의 금관총과 이질적이면서도 색다른 조화를 만들어낸다.
오아르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무라카미 다카시는 현대미술 안에서 예술과 소비문화의 경계선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보기 드문 작가이며,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소 짓는 꽃' 너머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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