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영혼 갉아먹는 대구 조직범죄]“폭력 대신 시스템으로 수익… MZ조폭 은밀하게 기승”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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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3 19:13  |  발행일 2025-07-23
“폭력 대신 수익 구조…조폭은 여전히 살아있다”
“앱으로 소통…일반인과 구분 어려워”
“고수익 미끼로 나도 모르게 조직범죄 가담하는 경우 많아”
박동균 대구한의대(경찰행정학과) 교수

박동균 대구한의대(경찰행정학과) 교수

대구한의대 박동균(사진) 교수(경찰행정학과)은 최근 조직폭력배 양상이 더 은밀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했다. 주로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갈취나 집단 폭력, 패싸움을 일삼던 조폭 이미지는 잊으라는 것. 지금은 보이스피싱이나 도박 앱 운영, 대부업 등 합법적인 사업을 가장해 서민 수익을 야금야금 탐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요즘 조폭들은 거의 모이지 않는다. 모바일 앱을 통해 소통하며 보이지 않게 움직인다. 폭력 대신 디지털 기술을 무기로 삼고 있는 셈"이라며 "디지털화는 오히려 조폭을 더 은밀하고 치명적인 존배로 만들고 있다. 흔하디 흔한 용·잉어 문신도 드러내지 않고,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점잖게 범죄에 관여한다"고 했다. 스마트한 조폭으로 변모한 것.


마약 유통에 관여하는 조폭은 '던지기' 방식과 대포폰 활용을 통해 점조직화되고 있다. 필리핀 등 아예 해외에 본부를 둔 조직도 있다. SNS와 유튜브로 조직원을 모집하기도 한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상에서 '고수익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조직에 발을 담그는 사례가 적잖다. 대포통장 개설, 대포폰 개통, 현금 인출 역할을 하며 자신이 범죄에 가담한 줄도 모른 채 말려든다. 그는 "단순 아르바이트라 착각하고 일을 시작했다가 범죄조직에 이용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했다.


박 교수는 무엇보다 'MZ조폭'의 세력이 꾸준히 커지는 것을 크게 경계했다. 실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8월부터 4개월간 집중 단속한결과, 검거된 조폭 조직원 1천183명 중 75%가 10~30대다.


박 교수는 "조폭은 과거처럼 거대한 단일 조직이 아니라 여러 세부 조직으로 나뉘어 SNS를 통해 소통하고 조직원을 모집한다"며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정서적으로 취약한 청소년들을 조직에 대거 유입시키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조직폭력범죄는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해체해야 한다. 한 번 커진 조직은 범죄조직 특성상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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