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

지난 6월 딸 주애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 참석한 김정은. <연합뉴스>

정명희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13세 추정)가 최근 공개석상에서 아버지와 비슷한 키로 성장한 모습이 포착되자 북한 사회에 '키 크는 약' 열풍이 번지고 있다. 대구지역 의료계에선 주애의 급격한 성장 뒤에는 의료적 개입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4일 강원도 원산-갈마 관광지구 준공식에서 포착된 주애의 키는 165㎝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약 170㎝)과 나란히 섰을 때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큰 듯한 모습이었다. 2022년 11월 첫 공개 당시 김 위원장의 어깨 높이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2년 반 만에 약 20㎝ 성장한 셈이다. 북한 11세 평균 신장(142㎝)이나 성인 여성 평균(15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정명희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소아청소년과 성장클리닉·미국 UCLA 어린이병원 소아내분비과 성장·성조숙증 연수) 원장은 27일 영남일보에 "주애 양의 성장 속도를 보면 일반적인 성장 곡선과는 다르다"며 "성조숙증 치료와 성장호르몬 투여를 병행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요법'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 원장은 "성조숙증 치료로 성장판 닫힘을 늦추고, 성장호르몬을 함께 투여하면 단기간에 큰 키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한국산 성장 영양제 '텐텐'이 북한 내에서 밀수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 2만5천원(120정 기준)에 판매되는 제품이 북한에서는 중국 돈 500위안(약 10만원)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애를 후계자로 부각시키고자 '건강하고 큰 체격'을 강조하는 전략을 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북한 사회에 정통한 대구지역 A 대북 전문가는 "영양상태와 신체적 조건이 계급의 상징처럼 돼 있는 북한 사회에서 주애의 모습은 곧 권력의 위신을 대변한다"며 "의료적 개입이 병행됐다면, 후계자 이미지 구축을 위한 치밀한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