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도의회 윤종호 의원(구미6, 국민의힘)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아이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키우는 데 그 본질이 있다. 특히, 문화예술교육은 아이들이 자신을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공동체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능력을 기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 사회에서 AI는 청소나 의료, 기술 혁신을 넘어 소설이나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문화예술 영역에서도 많은 기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배려하며 자신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얻어내는 합창단원들의 가슴 벅찬 감동을 AI는 알지 못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정보화 사회에서 AI 기술 혁신은 우리에게 편리한 생활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만큼 함께 바라보고 어울리는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은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에 이바지하며, 자존감과 사회성을 키워주는 중요한 교육 방법이다. 어릴 때 반 합창단 연습을 하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나 혼자만 소리 질러서 좋은 음악이 나오질 않는다. 소프라노, 베이스 모두 각자의 파트에서 지휘자의 손끝에 따라 자신의 소리를 조절하고 참여하고 자기를 통제하며 하나의 멋진 하모니를 연주할 수 있다.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나'라는 존재보다 '우리'라는 연대가 주는 뜨거운 경험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음악이나 연극 등 문화예술활동은 아이들이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함께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긍정적인 정서를 함양시킬 수 있다.
특히, 장애를 지닌 학생이나 청소년시기 학생에게 문화예술교육은 단순한 예능수업을 넘어서 심리적, 사회적, 인지적 성장에 깊은 영향을 주는 중요한 교육영역이다.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예술교육이 결코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절감했다. 특히, 장애학생에게 문화예술은 단순한 활동 그 이상이다. 표현의 어려움을 넘어 자신을 드러내고, 세상과 연결되는 창구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확신 속에, 2024년에는 경상북도교육청 장애학생 문화예술활동 지원조례를 대표 발의하고 제정했다. 이 조례는 장애학생이 예술을 통해 잠재력을 꽃피우고, 자존감을 높이며, 사회적 통합을 경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가능케 한다. 이는 단지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아닌, 모두를 위한 포용적 교육의 시작이다.
문화예술교육은 특히,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과 현장 교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예술 활동은 특정 학생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모든 아이가 참여하고 누릴 수 있어야 하며, 지역 간, 학교 간 격차 없이 균등한 기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예술은 삶의 희망이자 통로가 되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제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것을 넘어, '더 좋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감동받고 감동을 나눌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미래교육의 길이라 생각한다. 문화예술은 아이들의 감성을 깨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창을 넓힌다. 연극 한 편, 무대 위의 몸짓, 붓끝에서 피어나는 상상력은 지필고사로는 측정할 수 없는 내면의 성장을 일으킨다. 예술적 경험은 아이들을 더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시키며, 공감과 소통의 힘을 기르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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