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전 대구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 주요 수련병원들이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정원의 절반가량만 채우는 데 그쳤다. 특히 인턴 지원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해 지역 의료 인력난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계명대 동산병원은 올 하반기 전공의 정원 236명 중 129명이 지원해 54.7%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인턴 모집은 정원 52명 중 25명만 지원해 지원율이 48.1%에 그쳤다. 인턴은 전공의 과정의 출발점으로, 이 단계에서부터 인력이 줄면 이후 레지던트와 전문의 과정까지 연쇄적인 공백이 생길 수 있다. 레지던트도 184명 정원에 104명만 지원해 56.5%에 머물렀다. 일부 인기과(안과·영상의학과 1년 차)에서만 정원을 초과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인턴 36명 정원에 10명만 지원했고, 레지던트 136명 모집에서도 74명(1년차 22명·상급년차 52명)만 채웠다. 영남대병원도 인턴 47명 정원에 22명, 레지던트 161명 모집에 91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경북대병원은 인턴 98명 중 47명, 레지던트 1년 차 82명 중 56명, 상급연차(2~4년 차) 138명 중 82명이 지원해 전체 정원 대비 57.5% 수준이었다.
대구파티마병원도 22일 모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다른 수련병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내 주요 수련병원 모두가 비슷한 인력난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필수의료 공백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지역 의료계는 이번 결과를 놓고, 지방 의료 체계 전반의 위기를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전공의는 병원 진료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어 인력 부족은 곧 진료 차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필수과는 기피 현상이 뚜렷해, 수련 프로그램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공의 충원 실패는 병원 운영 문제가 아니라 환자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의 위기"라며 "정부가 수도권 쏠림을 막고 지방 근무 유인을 높이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