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부터 550여명의 전공의가 대구권 수련병원에 전격 복귀한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1년 6개월 만에 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전공의가 돌아오면, 그간 의료공백을 대신 메워온 진료지원(PA) 간호사와의 역할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초부터 지난 22일까지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결과, 대구권 수련병원은 수도권 '빅5 병원(70~80%)'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대병원은 인턴 정원 98명 중 47명, 레지던트 267명 중 153명만 지원해 전체 충원율은 55%에 그쳤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전공의 정원 236명 중 129명만 지원해 충원율이 54.7%에 머물렀다. 인턴은 52명 중 25명 지원했고, 레지던트도 184명 정원에 104명 지원해 56.5% 수준을 보였다. 일부 인기과(안과·영상의학과 1년 차)에서만 정원을 초과했다.
영남대병원은 인턴 47명 중 22명, 레지던트 162명 중 91명만 지원해 충원율 54%를 기록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인턴 정원 36명 중 10명, 레지던트 136명 중 74명만 채워 전체 충원율은 49%에 불과했다. 파티마병원도 인턴 20명 중 14명, 레지던트 61명 중 32명만 채워 충원율이 57% 수준에 그쳤다. 대구의료원은 인턴 6명 중 1명, 레지던트 5명 중 1명만 지원해 충원율 18%로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전공의 복귀가 예고되면서 가장 큰 쟁점은 PA간호사와의 역할 조정이다. 전공의 공백기간 동안 교수와 손발을 맞추며 상당 부분 업무를 떠맡았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전공의 복귀로 간호사 역할을 축소하면 수련의 질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며 현행 유지론을 제기한다.
대구 한 수련병원 A교수는 "간호사가 맡아온 진료지원 업무를 그대로 유지해야 전공의가 교육과 수련에 집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전공의가 돌아오면 지도 전문의가 진료 시간을 줄이고, 교육에 나서야 하는데, 이 경우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인건비 부담은 병원 몫이다. A교수는 "전공의 복귀로 진료량이 급격히 늘지는 않는다. 결국 수련의 질 제고를 위해선 병원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간호계는 전공의 공백기를 버텨낸 기여를 강조한다.
홍정희 병원간호사회장은 "업무조정은 아직 진료지원 간호사 시행규칙도 발표되지 않았고 전공의 채용도 진행 중인 만큼 불확실하다"며 "다만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을 위해서도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돼 온 체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