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석회(오른쪽) 에코프로씨엔지 대표와 이경민 SK온 사업개발실장이 배터리 순환 생태계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와 SK온이 글로벌 배터리 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에코프로 사무소에서 '배터리 순환 생태계 업무협약'과 블랙파우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에코프로씨엔지는 SK온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로부터 블랙파우더를 공급받는다. 계약 물량은 월 200톤 규모이며,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이어질 예정이다.
블랙파우더는 2차전지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파쇄해 얻는 검은색 가루로,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 금속이 농축돼 있어 '배터리의 원유'라 불린다. 에코프로는 SKBA에서 확보한 블랙파우더를 포항 공장에서 양극재로 가공한 뒤 다시 SKBA에 공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에코프로는 원료 공급처를 미국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순환 공급망에서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원료 거래를 넘어 2차전지 전 밸류체인으로 확장된다. 셀에서 양극재, 전구체, 리튬으로 이어지는 순환 생태계를 아우르며, 친환경 리사이클 모델을 완성하는 구조다. SK온 이경민 사업개발실장은 "리사이클 기반 순환 생태계는 전기차 시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공급망 자립도를 높이고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체질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코프로씨엔지는 전처리와 후처리 기술을 모두 갖춘 폐배터리 리사이클 전문 기업으로, 불순물 제거 후 블랙파우더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용해·정제해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공정을 운영하고 있다.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는 "이번 계약은 SK온과 함께 글로벌 순환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료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원료 자립도와 시장 환경 대응에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산업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이 안정적인 공급망의 핵심"이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업이 선제적으로 순환 모델을 구축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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