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길] 배려

  • 박대성 새마을문고대구남구 대명1동분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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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9 06:00  |  발행일 2025-08-28
박대성 새마을문고대구남구 대명1동분회 부회장

박대성 새마을문고대구남구 대명1동분회 부회장

차선을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이 벌어진다. 학교에서는 학생이 교사를 때렸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작은 배려가 사라진 자리에 폭력이 들어서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있으며,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 걸까. 안타깝지만 이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배려'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가치를 다시 묻는다. 이 책은 성공과 효율만 좇던 한 직장인이 인간관계의 벽에 부딪히며 '배려'라는 삶의 철학을 배우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러나 줄거리보다 중요한 것은 저자가 던지는 문제의식이다. 배려는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행위가 아니라, 나 자신을 더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힘이라는 점이다.


특히 "배려는 곧 여유이고, 여유는 곧 신뢰를 낳는다"는 구절은 큰 울림을 줬다. 성과만을 재촉하는 시대 속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타인을 바라볼 줄 아는 여유가 오히려 협력과 신뢰로 이어진다는 통찰이었다. 이 교훈은 내 일상에서도 확인된다. 업무에 몰두하다 보면 효율과 결과만 앞세우기 쉽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뒤 동료의 어깨를 두드리며 건네는 "수고했어"라는 짧은 말 한마디가 팀 분위기를 달라지게 한다. 회의를 빨리 끝내는 것보다 동료의 노고를 인정하는 그 순간이 팀을 더 단단히 묶는다. 작은 배려가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가 결국 더 큰 성과로 이어진다.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 보이지 않는 진심과 존중이 관계의 토대임을 깨닫는다.


배려의 본질은 보이지 않는 것에 있다. 우리는 눈앞의 성과와 숫자에 매달리지만, 관계를 지탱하는 힘은 신뢰와 존중, 그리고 진심이다. 나 역시 일상에서 효율과 결과만 중시하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상대를 이해하기보다는 내 입장만 앞세운 적이 많았다. 하지만 작은 관심 하나, 짧은 격려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이제는 안다.


이 의미를 잘 보여주는 옛이야기 하나가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밤길을 걸으며 머리에는 물동이를 이고 손에는 등불을 들고 있었다. 이를 본 이가 물었다.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드나요?" 그는 대답했다.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배려란 이처럼 나와 당신을 함께 비추는 등불이다. 그것은 남을 위한 선택이자 동시에 나를 살리는 지혜, 그리고 우리가 잃어서는 안 될 삶의 기본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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