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빵 플레이션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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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04 09:09  |  발행일 2025-09-04

한 인기 유튜버가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성수동에서 990원짜리 소금빵을 판매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 유튜버는 '한국 빵값이 너무 비싸다. 저렴한 빵을 만들어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겠다'며 팝업베이커리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소금빵 990원, 식빵 1천990원 등 시중보다 훨씬 싼 가격에 빵을 판다. 일반적으로 소금빵과 식빵은 한 개에 3천 원 이상이다. 그러니 손님이 몰린다. 빵을 사지 못하고 발길이 돌리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빵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소금빵 한 개 원가가 1천 원 이상인데 소상공인에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가격'이라는 푸념이다.


이 팝업 매장은 '빵 플레이션' 현상에 대응해 기획한 것이라고 한다. 빵 플레이션이란 빵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국내 빵값이 매년 큰 폭으로 오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빵의 소비자물가지수는 기준연도인 2020년과 비교해 38%나 올랐다.


경기 침체에다 빵값이 다락같이 뛰면서 지난해부터 지하철역 중심으로 1천 원짜리 빵집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외식 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1천 원으로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어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예 집에서 저렴하게 빵을 만드는 '홈베이킹'도 인기다. 특히 간편하게 빵을 만들 수 있는 '냉동생지(빵이 되기 전 1차 발효와 성형을 마친 반죽 상태를 그대로 냉동한 제품)'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밥 보다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었던 빵값마저 뛰고 있다. 이 팝업 매장이 향후 빵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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