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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김모씨는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아동 납치미수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 직장에 다니느라 아이를 매번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혹시나 위험이 닥칠까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것. 그는 "대구에서도 이런 일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보니 우리 동네더라"며 "아이들한테 낯선 사람은 절대 따라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씨도 불안함 마음을 온라인 맘카페에 털어놨다. 그는 "아침에 아이 가방에 이름표가 달려 있는 걸 보고 얼른 떼버렸다"며 "혹시 누군가 이름을 부르며 아는 척할까 걱정됐다. 괜한 오버 같아도 미리 대비해 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울과 제주에 이어 대구에서도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이 잇따르면서 학부모들의 경계심이 한층 높아졌다. 특히 낮 시간 아이를 직접 챙기기 어려운 워킹맘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11일 대구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구 평리동 한 시장 인근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초등학생 A양에게 "짜장면을 먹으러 가자"며 접근했지만 아이가 뿌리치고 달아나면서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CCTV를 확보해 용의자 특정에 나섰다.
경계심이 커지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호루라기 같은 호신용품을 챙겨주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저학년이라 급박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것 같아 등교할 때 목에 걸어줬다"고 말했다. 학생들 역시 스스로 주의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김모 군은 "선생님이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며 "어제도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혼자 가려다가 엄마와 함께 갔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생 안전수칙을 배부했다. △낯선 사람 따라가지 않기, △위급 시 큰 소리로 외치기, △안전한 길 이용하기, △귀가 시간 지키기 등이 담겼다. 교육청 관계자는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가정과 학교에서 각별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지영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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