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제46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이 한국과 호주 간 경제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제46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한국 측 위원장으로 회의를 주재한 장 회장은 핵심광물, 청정에너지뿐 아니라 산업안전과 재난 대응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방향을 제시하며 양국 협력의 외연을 넓혔다.
장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투자 확대를 넘어 안전과 지역 상생, 재난 대응까지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관계로 도약하자"며 새로운 협력 기조를 강조했다. 회의에는 호주 측 위원장 마틴 퍼거슨, 산업통상자원부 박종원 통상차관보, 제프 로빈슨 주한호주대사 등 정·재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요 의제는 핵심광물 공급망, 청정에너지, AI(인공지능) 생태계, 산업안전 및 재난 대응 등 5개 분야였다. 특히 'AI 기반 산업안전 및 재난 대응'이 올해 처음으로 특별 의제로 상정돼 협력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포스코그룹은 산업안전 세션에서 사회공헌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주의 산불 대응 경험을 벤치마킹해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재난 상황 모의훈련, 대피시설 개선, 소방장비 지원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 회장은 "호주의 선진 재난 대응체계와 한국의 산업 현장을 접목해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핵심광물 세션에서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호주핵심자원연구소의 성과가 공유됐다. 호주에서 확보한 리튬 광석을 국내에서 2차전지 소재로 가공하는 사례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와 호주의 협력은 수십 년간 이어져왔다. 1970년대 철광석 구매를 시작으로 현재 포스코의 철강 원료 70%가 호주에서 공급된다. 연간 구매 규모만 70억달러에 이르며, 로이힐 광산 개발과 탄소 저감형 원료 HBI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2년 호주 세넥스에너지를 인수해 천연가스 사업을 확대했다. 장 회장은 "AI와 청정에너지 협력이 양국의 미래산업을 열어갈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동회의는 단순한 무역과 투자에서 벗어나 안전·상생·지속가능성을 협력의 중심축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스코의 주도적 참여는 한-호 협력의 폭과 깊이를 동시에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김기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