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푸드플레이션의 습격

  •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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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3 07:48  |  발행일 2025-09-23

요즘 밥상 물가가 심상치 않다. 지난 8월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랐으며,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빵값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6개월째 6%대 상승률을 기록, 전체 물가 상승률의 3배를 웃돈다. 국내 빵값은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보다 훨씬 비싼 편이다. 이제 '푸드플레이션(Food+Inflation)'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먹을거리 물가 상승 폭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푸드플레이션 탓에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더 팍팍해지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식료품 물가가 높다. OECD 38개국 중 한국보다 식료품 가격이 높은 나라는 스위스뿐이다. 먹을거리 물가가 높은 이유로는 낮은 식량자급률과 복잡한 유통 구조를 꼽을 수 있다.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49.3%, 곡물자급률은 19.5%에 머물러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식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환율 변동이나 국제 곡물가 상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유통비용도 만만치 않다. 농산물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훌쩍 넘는다.


푸드플레이션의 습격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더 위축시키는 등 서민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식료품 물가가 OECD 국가 평균보다 50% 높다. 장바구니 물가 불안 해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당정은 부랴부랴 추석 물가 안정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물가는 한 번 올라가면 되돌리기 힘들다. 정부의 임시방편 조치도 필요하지만, 차제에 밥상 물가 부담을 덜 수 있는 근본 틀을 다시 짜야 한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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