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시간·제작비 절감했지만…배우의 감정까지 대체할 수 없어”

  • 김은경
  • |
  • 입력 2025-10-16 21:18  |  발행일 2025-10-16
■ AI 활용 국내 첫 장편영화 ‘중간계’ 강윤성 감독·주역 배우들
4~5일 걸리던 CG작업 2시간 만에 해결
러닝타임 60분…영화관 입장료는 8천원
“2편 시나리오 완성…더 정교한 작업 기대”
국내 첫 AI 장편영화 중간계의 강윤성 감독이 영화 촬영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포엔터테인먼트 >

국내 첫 AI 장편영화 '중간계'의 강윤성 감독이 영화 촬영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포엔터테인먼트 >

변요한‧김강우‧방효린 등 중간계의 주역들이 AI의 조력을 받아 촬영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포엔터테인먼트>

변요한‧김강우‧방효린 등 '중간계'의 주역들이 AI의 조력을 받아 촬영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포엔터테인먼트>

변요한‧김강우‧방효린 등 중간계의 주역들이 AI의 조력을 받아 촬영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포엔터테인먼트>

변요한‧김강우‧방효린 등 '중간계'의 주역들이 AI의 조력을 받아 촬영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포엔터테인먼트>

변요한.김강우.방효린 등 중간계의 주역들이 AI의 조력을 받아 촬영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포엔터테인먼트>

변요한.김강우.방효린 등 '중간계'의 주역들이 AI의 조력을 받아 촬영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포엔터테인먼트>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아카데미 영화제'는 최근 운영 규정을 개정해 AI 기술을 사용한 영화도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수 있도록 했다. 바야흐로 거부할 수 없는 대세로 다가오는 AI 물결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AI가 사회 전 분야에서 무섭게 확산되는 가운데 영화계에서도 날로 확산하고 있다. AI가 시나리오를 창작하는 것은 물론 촬영 콘티 작업, 특수효과, 색보정 등 전 분야에서 두루 활용되면서 영화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아직은 몇몇 감독들이 시험적이고 선도적으로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이 추세는 점점 더 가팔라지고 널리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초로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장편영화 '중간계'가 15일 개봉했다. 천만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와 OTT 시리즈 '카지노'를 만든 강윤성 연출자는 "25년 전 데뷔작으로 준비했던 시나리오를 AI 기술과 접목해 장편영화로 완성했다"며 "올해 3월 기획에 나설 때만 해도 AI 실사 구현이 미미했지만 촬영 중에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 최종 버전에서는 훨씬 더 생생한 최신 기술로 교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AI를 이용해 영화작업을 보다 쉽고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음을 설명했다. 기존에 4~5일씩 걸리던 작업을 단 2시간 만에 끝낼 수 있었으며, 배우들의 촬영 역시 최소한의 시간, 촬영 회차로 간소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일반 장편영화가 120분이지만 60분의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으로 구성된 영화 '중간계'는 영화관 입장료 역시 8천원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시리즈물로 제작될 예정이며, 이미 2편의 시나리오도 완성된 상태다. 강 감독은 "1편을 통해 기술적 실험을 마쳤으며, 앞으로 더 정교한 작업으로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 AI 활용 장편영화 '중간계'의 강윤성 감독과 변요한, 김강우, 방효린 등 주역 배우들이 영화를 기획하게 된 배경과 의미, 촬영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얘기했다.



25년전 구상한 시나리오, AI 기술로 구현

▶'중간계'를 AI와 결합해 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감독) "작년 KT에서 5~10분 분량의 AI 영화를 제안받았고, 25년 전 데뷔작으로 쓰던 시나리오를 발전시켜 단편으로 만들었다.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AI 기술이 어딘가 어색하고 부족했지만 촬영 중 발전 속도가 빨라져 최종본은 최신 버전으로 교체했다."


▶기존 영화의 제작 방식과 달랐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감독) "무엇보다 제작 프로세스 전체가 바뀌었다. 전통적인 방식은 모든 것을 촬영과 후반작업에 걸쳐 단계별로 쌓아가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실제 촬영과 AI 후처리 작업을 동시에 병행했다. 촬영은 실제 장소에서 진행했으며, 후반 작업에서 AI로 공간을 확장하거나 시각 효과를 입혔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서, 처음과 마지막 시점의 결과물이 확연히 달랐다."


▶ 제작비 절감 효과는 있었나.


(감독)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례를 이야기 할 수는 있다. 차량폭발과 같은 장면은 기존에는 CG 작업으로 4~5일을 꼬박 썼는데, 이번에는 단 하루, 2~3시간 만에 끝났다. 시간과 비용 모두 절감된 건 확실하다."


▶ 연기자 입장에서 기존의 촬영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었나.


(방효린) "그린 스크린 대신 실제 배경이 되는 광화문과 조계사에서 촬영했다. 감정 몰입이 쉬웠고, 체력적으로도 효율적이었다."


(변요한) "촬영장에서 감독님에게 '더 안 찍어도 돼요'라고 물었다. 스튜디오가 아닌 현장에서 바로 찍으니까 훨씬 용이했다. 체력적으로 덜 힘들었고, 한편으로는 '이 정도만 찍어도 되나?' 속으로 생각했다."


(김강우) "최소한의 회차로 장편영화를 완성한 게 놀라웠다. 기존의 영화와 비교했을 때 감독님이 콘티와 크리처 위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줘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인간의 창작력 없인 AI 무용지물"

▶AI와 작업하는 것이 배우로서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방효린) "솔직히 처음에는 불안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완전히 사라졌다. AI가 대신해주는 건 감정이 아니라 배경과 시각적 확장일 뿐이었다. 오히려 더 많은 상상력과 집중력이 필요했다. 배우의 감정과 상호작용이 있어야 AI도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걸 느꼈다."


(김강우) "촬영 후 얻는 결론은 AI가 무언가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배우와 제작진이 가진 상상력을 '확장'시켜주는 도구라는 생각이다. 촬영 당시에는 우리가 그리는 그림의 일부가 보이지 않았지만, 전체 콘셉트를 이해하고 연기하니 결과물이 훨씬 풍부해졌다."


▶ AI가 사회 각 분야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 제작자나 배우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는지.


(감독)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은 AI가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다. AI를 활용해 영화를 만들어본 입장에서 내린 결론은 AI가 훌륭한 조력자는 될 수 있어도 배우를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김강우) "AI는 결국 하나의 도구다. 저 역시도 작업을 한 후 얻은 결론은 배우의 감정과 팀의 협업이 없으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 영화를 촬영한 후 느낀 점이 있다면.


(변요한) "제가 AI영화를 찍고 기자들을 만나니 과학청문회 같은 느낌이다. 뭔가를 증명해야 하는 묘한 기분이 든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과연 AI라는게 어떻게 영화산업에서 활용이 되고 어떤 선까지 넘어올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마치고 난 뒤 결론은 인간의 창작력이 없으면 AI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요즘 영화계 산업은 시간과 자본 싸움이다. 그런 부분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을 것 같다."



AI를 활용해 만든 국내 첫 장편영화 중간계가 개봉했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에 있는 중간계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포엔터테인먼트 제공>

AI를 활용해 만든 국내 첫 장편영화 '중간계'가 개봉했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에 있는 중간계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포엔터테인먼트 제공>

AI를 활용해 만든 국내 첫 장편영화 중간계가 개봉했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에 있는 중간계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포엔터테인먼트 제공>

AI를 활용해 만든 국내 첫 장편영화 '중간계'가 개봉했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에 있는 중간계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포엔터테인먼트 제공>


■ 영화 '중간계'는 어떤 영화?


AI로 만든 국내 첫 장편영화 '중간계'는 이승과 저승 사이에 있는 '중간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중간계에 떨어진 이들과 그 영혼을 소멸시키려는 저승사자들 간의 엎치락뒤치락 싸움을 그린 추격 액션영화다.


'카지노' '범죄도시' 등 액션분야 콘텐츠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은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미스터 션샤인' '한산:용의 출현'으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변요한과 김강우, 방효린, 임형준, 양세종 등이 호흡을 맞췄다. 감독의 전작인 '카지노'에서 익숙한 얼굴들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춰 친숙함을 더했다.


한국 최초 AI 장편영화 '중간계'에서 AI 부분은 권한슬 AI 연출이 전담했다. 그는 저승사자를 포함 총 18종의 크리처와 액션 시퀀스를 디자인했다. 한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이 수십 개의 프롬프트를 설계했다. 일반적으로 영화를 만들 때는 그린스크린이 설치된 세트장에서 촬영후 CG 작업이 들어가지만, 이번 영화는 AI의 조력을 받아 스토리의 배경이 되는 장소에서 바로 촬영해 현장감을 살린 것은 물론 시간과 노력까지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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