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년 만에 대만에 뒤처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세계 순위 역시 지난해보다 세 계단 하락할 거란 분석이다. 더욱이 5년 내 대만과의 격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 점은 우리 경제에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올 1인당 GDP는 지난해보다 0.8% 감소한 3만5천962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순위는 197개국 중 지난해 34위에서 올해 37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1인당 GDP는 2028년 4만달러를 넘어설 것이지만, 순위는 내년 38위, 2029년 41위로 계속 하락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반면, 대만의 성장세는 무서울 지경이다. 1인당 GDP는 올해 3만7천827달러로 전년보다 11.1% 늘어나며, 순위도 35위로 뛴다. 게다가 내년 4만 달러, 2030년에는 5만 달러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주력산업을 갖춘 대만의 비약적인 성장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두 국가 경제의 명운을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은 정부의 파격적인 규제완화와 세제지원 덕분에 체질 개선을 통해 AI혁명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 '0%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슬로베니아와 같은 유럽 중진국에도 뒤처질 것이란 점이다. 그런데도 여당과 정부는 규제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니 기업은 막막할 뿐이다. 이러다가 한국이 '아시아 4마리 용'에서 이무기로 추락할 상황이다. 이제 정부는 물론, 여당도 기업 옥죄기를 멈추고, 산업 구조개혁 지원에 힘쓸 때다. 이 게 국민을 잘살게 만드는 길이며, 가장 혁신적인 민생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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