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주간이 시작된 27일 경북 경주시 한 도로에서 경찰이 APEC 정상회의장 등 주요 행사장이 있는 보문단지로의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APEC 2025 KOREA 제공]
27일 오전 10시쯤 경북 경주 보문단지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도로 곳곳에 경찰들이 배치되면서 도로 위 차량 이동을 통제하기 시작한 것. 주요 시설 입·출구에는 바리케이트가 쳐지고 진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내걸렸다. 이어 암행순찰차와 의전차량이 보문호반길을 거쳐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하이코)로 향했다. 의전차량 행렬은 각국 정상 숙소에서 만찬장, 또 만찬장에서 주요 행사장까지 보문단지 곳곳에서 이어졌다.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 경주를 찾는 회원국 정상들의 이동을 점검하는 예행 훈련이 진행된 것이다. 경주시는 이날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오전 10시~오후 1시 교통통제를 알리고 우회해 줄 것을 당부했다. 더불어 보문단지는 비행금지구역으로 드론 사용을 불허했다.
APEC 정상회의 주간이 시작되면서 경주가 '철웅성(鐵甕城)'으로 변했다. 21개 회원국 정상들과 글로벌 기업 CEO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주요 도로는 물론 물길과 하늘길도 통제됐다.
경찰은 지난 26일 자정부터 을호비상을 발령했고, 28일 경력을 100% 투입할 수 있는 최고 단계인 갑호비상으로 격상한다. APEC 정상기간 하루 최대 2만2천명의 경찰력이 투입돼 경호·경비·교통관리·기습 시위 대응에 나선다.
특히 180명 규모의 경찰특공대가 장갑차와 함께 회의장 주변에 상시 배치돼 장거리 저격소총과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 테러나 폭발물 공격 등에 대비하고 있다. 하늘길도 봉쇄된다. 이날부터 11월 2일까지 회의장 반경 3.7㎞는 모든 항공기 진입이 금지되는 A구역으로, 반경 18.5㎞는 제한적 비행만 가능한 완충구역으로 설정됐다.
국토교통부·국정원·국방부·경찰청은 합동으로 드론 탐지 및 전파차단 장비를 운용 중이다. 경찰특공대는 회의장·숙소·경주역·불국사 일대에 안티드론 차량과 전파 교란총(재밍건)을 배치해 불법 드론을 실시간으로 무력화한다.
군과 해경도 전방위로 움직이고 있다. 2작전사령부를 중심으로 3천600여명의 육·해·공 전력을 투입해 주요 행사장, 이동로, 공중·해상 일대에서 질서 유지와 대테러 작전을 수행 중이다. 해양경찰은 보문호 바닥을 정밀 수색해 폭발물 유무를 확인했고, 행사 기간 고속특수기동정과 특공대를 배치했다. 수중 탐사로봇을 이용한 24시간 감시 체계도 가동 중이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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