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반도체는 아직···계속되는 불확실성에 업계 혼란 지속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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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30 17:15  |  발행일 2025-10-30
김용범(오른쪽)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9일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오른쪽)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9일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구미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 29일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된 한·미 무역 합의 내용을 두고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무역 합의에 따르면 기존 25%에서 15%로 낮춰진 자동차 관세와 달리 반도체 관세는 기존 최혜국 대우에서 대만 수준으로 사실상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다음 날 미국 정부 측에서 이번 회담에서 반도체에 관한 합의는 없었다고 주장했고, 이에 한국 정부는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양국 사이 반도체 관세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확인됐다.


구미지역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자동차와 달리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된다는 것"이라며 "향후 관세가 확정되더라도 반도체에 들어가는 세부 품목까지 공개 및 적용될 지 의문이다. 구미는 소재·부품 업체가 많아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역 반도체 업계는 관세가 중요하지만 관세도 결국 미국에서의 반도체 제조 환경 강화를 위한 수단이라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는 곧 국내 반도체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미국이 자국에서의 반도체 생산을 강조하면 이미 미국 투자를 결정한 삼성과 SK하이닉스 외 이들 기업에 소재·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의 고민도 당연히 깊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 견제를 잘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 간 반도체 관련 국내외 기업들의 리쇼어링 및 한국(구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중국 내 반도체 생산의 첨단 기술 및 장비 공급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도 반도체 관세가 대만을 비롯한 일본 등 다른 나라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가능하다.


이현권 경북·구미 반도체특화단지추진단장은 "미국과의 무역도 중요하지만 중국과의 무역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이기 때문에 더 힘든 상황"이라며 "구미는 특히 반도체 소재·부품 업체가 많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비즈니스가 계속 발생하고 또 비즈니스가 계속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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