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오른쪽)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9일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구미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 29일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된 한·미 무역 합의 내용을 두고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무역 합의에 따르면 기존 25%에서 15%로 낮춰진 자동차 관세와 달리 반도체 관세는 기존 최혜국 대우에서 대만 수준으로 사실상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다음 날 미국 정부 측에서 이번 회담에서 반도체에 관한 합의는 없었다고 주장했고, 이에 한국 정부는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양국 사이 반도체 관세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확인됐다.
구미지역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자동차와 달리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된다는 것"이라며 "향후 관세가 확정되더라도 반도체에 들어가는 세부 품목까지 공개 및 적용될 지 의문이다. 구미는 소재·부품 업체가 많아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역 반도체 업계는 관세가 중요하지만 관세도 결국 미국에서의 반도체 제조 환경 강화를 위한 수단이라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는 곧 국내 반도체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미국이 자국에서의 반도체 생산을 강조하면 이미 미국 투자를 결정한 삼성과 SK하이닉스 외 이들 기업에 소재·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의 고민도 당연히 깊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 견제를 잘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 간 반도체 관련 국내외 기업들의 리쇼어링 및 한국(구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중국 내 반도체 생산의 첨단 기술 및 장비 공급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도 반도체 관세가 대만을 비롯한 일본 등 다른 나라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가능하다.
이현권 경북·구미 반도체특화단지추진단장은 "미국과의 무역도 중요하지만 중국과의 무역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이기 때문에 더 힘든 상황"이라며 "구미는 특히 반도체 소재·부품 업체가 많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비즈니스가 계속 발생하고 또 비즈니스가 계속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용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경주를 물든인 K컬처 특별전… 신라의 향기, 현대 예술로 피어나다](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10/news-m.v1.20251030.7e91dc3aa1ea4a549200e54e6832984b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