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파크골프 ‘열풍’, 이젠 3세대가 같이 즐긴다

  • 이효설
  • |
  • 입력 2025-11-06 18:34  |  발행일 2025-11-06

수성구 팔현구장서 3세대 파크골프대회 '눈길'

조부모와 아들, 손주 어울려 소통하는 즐거움,

골프보다 배우기 쉽고 '가성비' 스포츠로 인기

대한파크골프협회 "100만 동호인 멀지 않았다"

지난해 팔현파크골프장에서 열린 3세대 파크골프 대회 입상자들이 상금을 받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수성구파크골프협회 제공>

지난해 팔현파크골프장에서 열린' 3세대 파크골프 대회' 입상자들이 상금을 받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수성구파크골프협회 제공>

3대

3대

3대가 파크골프를 즐기는 모습.

3대가 파크골프를 즐기는 모습.


지난달 29일 오전 7시 수성구 파크골프장에서 어르신들이 파크골프를 하고 있다.이효설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7시 수성구 파크골프장에서 어르신들이 파크골프를 하고 있다.이효설기자

파크골프를 즐긱고 있는 수성 구장의 어르신들.이효설기자

파크골프를 즐긱고 있는 수성 구장의 어르신들.이효설기자

파크

파크

파크

파크

파크골프 채. 단 하나의 채와 공만 있으면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다.이효설기자

파크골프 채. 단 하나의 채와 공만 있으면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다.이효설기자

파크골프

파크골프

수성구파크골프협회에서 운영중인 어린이파크골프단.<수성구파크골프협회 제공>

수성구파크골프협회에서 운영중인 어린이파크골프단.<수성구파크골프협회 제공>

#오는 8일 열리는 3세대 파크골프 경기에 출전하는 최인성씨(가명·65)는 요즘 어린 손자와 아들, 며느리를 독차지한 기분에 매일이 즐겁다. 최씨는 "아들은 부산, 손주는 서울에 있는데, 파크골프할 때는 대구에 모두 모인다. 대회 전날엔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짜면서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고 좋아했다. 결과가 좋아 덤으로 상금을 받으면 그건 손자 용돈으로 주는데, 이만한 스포츠가 어딨냐며 자랑했다.


어르신들의 파크골프 열풍이 '3세대'로 번지고 있다. 할아버지, 아들, 손주가 한팀이 돼 대회에 출전하는 대회가 속속 생기면서 파크골프가 남녀노소가 즐기는 생활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소위, 어르신 여가 스포츠로 대중에게 알려진 파크골프는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한국으로 상륙했고, 골프와 룰이 비슷하면서도 훨씬 간단하다. '가성비' 스포츠인데다 부상 위험이 적고, 연습도 몇 주 정도면 충분하다. 이러한 모든 특징들은 3세대가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는 이유다.


◆3세대 파크골프대회, 8일 대구서 열려


수성구 파크골프협회는 8일 팔현구장에서 3세대 파크골프대회를 펼친다. 올해가 4번째로 19개 팀이 출전한다.


남진수 대한파크골프협회 부회장은 "자식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공 치면서 소통하는 장을 만들자 싶어 3세대 경기를 기획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협회는 8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경로친선경기, 부부 대회 등 다양한 대회를 열어 파크골프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또 어린이를 주축으로 한 리틀파크골프단도 운영중이다.


◆파크골프 인구 '폭증'


대구의 파크골프 인구는 2만870명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구는 파크골프의 '성지'로 유명세를 떨쳐 전국에서 파크골프 인구가 경남, 경북에 이어 3번째로 많다. 대구 도심에 파크골프 구장 34개가 운영중이지만 불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감당을 못하는 상황이다.


수성구 파크골프장(54홀)의 경우 하루에 무려 1천200여 명이 다녀간다. 1년 여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예약시스템이 없어 이곳 구장에는 새벽 4시40분부터 350여 명이 대기자로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2021년 6만4천명이었던 전국 파크골프협회 회원은 지난 2024년 18만3천여명으로 3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7월말 현재 인원은 21만5천여명. 비회원까지 포함하면 이 인원은 50만을 넘어선다는 게 협회측의 추산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물려 대구에 스크린 파크골프장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어르신들이 주고객인 수성 동아백화점과 대백프라자에 스크린 골프장이 문을 열었다. 폭염 속에도 즐길 수 있다는 이점때문에 백화점에 들러 쇼핑과 운동을 동시에 챙기는 파크골프 매니아들이 적잖다.


◆체력·경제적 부담 확 줄인 골프의 축약버전


파크골프는 골프를 축소해 요약한 신(新) 버전이다. 예를 들면 골프는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채가 14개 필요하지만, 파크골프는 1개만 있으면 된다. 코스 길이 역시 40~150m 정도로 골프보다 짧다. 골프는 채를 잡는 손과 어깨 등에 자연스레 힘이 들어가면서 빠르게 회전해야 해 부상을 입기 쉽지만, 파크골프는 이 턴(turn) 동작이 빠져 허리, 손목, 어깨 등을 다칠 위험이 적은 것은 물론, 훨씬 힘이 덜 든다.


9홀을 도는동안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9홀만 돌고 끝내도 되지만 보통 36홀을 돈다.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윤태혁씨(65)는 "신천에서 1시간 걷기 운동하는 체력이면 파크 골프 2~3시간 해도 문제없다"면서 "잔디밭, 무공해, 대화와 웃음이 따라다녀 무더위에도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또 민무늬인 파크골프 공은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골프장 10분의 1규모의 좁은 구장에서 채를 휘둘러도 다칠 위험이 거의 없는 이유다.


돈도 거의 안든다. 협회 회원이라면 회비 4만~5만원 정도와 채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부다. 채는 인터넷에서 20만 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


그린피를 비롯해 캐디비, 식사비, 클럽 등 장비, 의류비 등을 부담해야 하고 도심 밖으로 벗어나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투자해야 하는 골프와 비교하면 가성비 '갑'의 스포츠다.


파크골프 2년차 퇴직자인 김정순씨(가명·65)는 매일 2번씩 파크골프를 치러 대구 수성구 한 구장에 나간다. 새벽 5시부터 8시,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파크골프 삼매경에 빠진다. 김씨는 "스크린이 도입되기 전부터 골프를 쳤지만 비용이 만만찮고 필드 나갈 기회도 한정돼 파크골프로 환승했다"면서 "채 하나, 공 하나, 그리고 시간만 있으면 아무 때나 즐길 수 있어 너무 좋다. 골프는 조를 짜서 움직여야 하지만 파크골프는 구장에서 만난 누구하고나 어울려 칠 수 있다. 노년에도 우울해질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수성구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유원식씨(가명·66)는 "동네 구장에 나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이 나이에 내가 몰랐던 세상을 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수성가한 사람, 유명 기업인, 대법관은 물론, 자식남편 뒷바라지에 평생을 바친 전업주부, 직장인, 교사 등과 어울려 공을 치면서 뒤늦게 인생을 배우는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홍석주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장은 "건강, 가성비, 접근성, 사교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파크골프가 앞으로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을 것"이라면서 "행정기관이 아닌 동호인 주도로 붐이 일어난만큼 몇 년 내 100만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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