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금관 경주존치 추진위’ 이달 말 출범…본향 운동 본격화

  • 장성재
  • |
  • 입력 2025-11-12 18:32  |  발행일 2025-11-12
경주문화원·상공회의소·시민단체 연대, 범국민 청원·상경 행동 준비
박임관 경주문화원장 “환지본처, 문화유산은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나”
국립경주박물관 “시민 관심은 충분히 이해, 존치는 신중한 논의 필요”
경주 문화계 “영남일보 보도에 시민들도 크게 공감”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일반 관람이 시작된 2일 오후 국립경주박물관 전시실 앞에서 관람객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일반 관람이 시작된 2일 오후 국립경주박물관 전시실 앞에서 관람객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박임관 경주문화원장. 경주문화원 제공

박임관 경주문화원장. 경주문화원 제공

신라 금관의 '경주 귀향'을 요구(영남일보 11월12일자 1면 보도)하는 범시민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주문화원을 주축으로 한 '신라금관 경주존치 범국민추진위원회(가칭)'가 이달 하순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고 서명운동과 대정부 청원도 준비 중이다.


12일 박임관 경주문화원장은 "이달 마지막 주 출범 예정인 추진위는 경주문화원과 경주상공회의소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시민단체·학계·예술계·청년단체가 함께 범국민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출범과 동시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주박물관에서 캠페인 및 국민서명운동, 서울 상경 기자회견 등을 순차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박 원장은 "청와대에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환수 운동 당시처럼 경주시장, 경주시의회 의장, 시민대표가 연대 서명해 대통령실과 국회의장, 국가유산청,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3조는 '문화유산의 보존·관리·활용은 원형유지를 기본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이는 유물이 있었던 현장에서 보존·전시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선왕조실록이 오대산 사고(史庫)로 돌아갔듯 금관도 '환지본처(還至本處)' 즉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원장은 경주 출토 신라 금관 6점 중 2점은 국립중앙박물관, 1점은 국립청주박물관에 상설 전시돼 있는 점과 관련해 "봉황 세 마리가 장식된 서봉총 금관이 왜 청주에 전시돼야 하나. 소장처가 중앙박물관이라는 이유로 떡 나누듯 분산한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문화유산은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 금관이 경주로 돌아와야 그 혼과 역사가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늘(12일) 영남일보 보도처럼 언론에서도 추진위 활동에 큰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경주 문화계에서도 이번 운동이 '발굴지-전시장 일체(Local Retention)' 원칙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주시 또한 추진위 활동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임동주 문화관광국장은 "영남일보 보도에 시민들도 크게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경주의 상징이자 시민 자존심인 신라 금관이 제자리를 찾는 일에 빠질 수는 없다"며 "의회와 협의해 추진위 활동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립경주박물관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윤상덕 박물관장은 12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신라 금관에 대한 경주시민들의 뜨거운 애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6점을 동시에 상설 전시할 공간이 현재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특별전은 기존 신라역사관 3실을 임시로 비워 마련한 것으로, 전시 종료 후 복구가 필요하다"며 "상설 공간을 마련하려면 별도 예산과 설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 지역 박물관의 금관 전시가 신라문화를 전국적으로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모든 금관을 한 곳에 모으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자 이미지

장성재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북지역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