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포기는 배추 세는 단위” 뇌병변장애 이준희 시인이 청소년에 건넨 위로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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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1-26 18:43  |  발행일 2025-11-26

대구YMCA 1층 청소년카페서 강연

학교밖청소년 등에 위로·조언 건네

청소년 토크 콘서트 나를 쓰는 용기 이준희 시인과의 만남이 26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YMCA청소년회관 카페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소년 토크 콘서트 "나를 쓰는 용기" 이준희 시인과의 만남이 26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YMCA청소년회관 카페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소년 토크 콘서트 나를 쓰는 용기 이준희 시인과의 만남이 26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YMCA청소년회관 카페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소년 토크 콘서트 "나를 쓰는 용기" 이준희 시인과의 만남이 26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YMCA청소년회관 카페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소년 토크 콘서트 나를 쓰는 용기 이준희(가운데) 시인과의 만남이 26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YMCA청소년회관 카페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소년 토크 콘서트 "나를 쓰는 용기" 이준희(가운데) 시인과의 만남이 26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YMCA청소년회관 카페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포기는 배추 세는 단위일 뿐입니다. 느리더라도 마음속에 있는 걸 하세요. 평가 기준은 자기 자신에게 있습니다"


26일 오후 3시, 대구YMCA 1층 청소년카페는 뇌병변장애를 가진 이준희(39) 시인(영남일보 시민기자)의 이야기를 듣고자 모인 학교 밖 청소년을 비롯한 청중 50여명으로 가득찼다. 지난해 첫 시집을 낸 그는 이날 자신이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담담히 풀어놨다.


토크콘서트는 이준희 시인의 강연에 앞서 영남일보가 창간 80주년을 맞아 제작한 특별 다큐멘터리 '나는 시민기자 이준희입니다' 상영으로 시작됐다. 영상에는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취재해 온 그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영상에서 '취재와 글은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취재와 글은 제게 탈출구"라고 했다.


무대에 오른 이준희 시인은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출산 과정에서 탯줄이 목에 감기며 저산소증이 왔고, 그 결과 뇌병변장애를 갖게 됐다. 장애가 무엇인지 오래 고민해 왔지만 지금은 스스로를 다스리고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도서관에서 처음 시를 접한 순간도 떠올렸다. 그는 "처음엔 시가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말이 아닌 글로 세상과 소통하는 나에게 언어는 하늘이 내려준 동아줄과 같았다"며 "이제는 시나 글이 없는 세상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는 계속 시를 써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달라진 삶도 털어놨다. 그는 "시민기자를 시작한 지 4년이 됐다. 그동안 150편이 넘는 기사를 썼고, 우수 시민기자상도 두 번 받았다"며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을 배우고, 또 그들의 이야기를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과정이 재밌고 뿌듯하다"고 했다.


강연이 끝나고선 학교밖 청소년들이 작성한 질문에 직접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아직 인생의 방향을 찾고 있는 청소년에게 조언해 달라'는 질문에 이 시인은 "일단 뭐든 시도해 보자. 설령 원하는 성과나 만족이 없더라도, 그 경험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만들고 결국 또 다른 길로 나가게 하는 것 같다"라고 독려했다.


강연에 참석한 학교밖청소년 김모(17)양은 "누군가의 삶을 이렇게 솔직하게 듣는 게 처음이었다.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라며 "나도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진지하게 고민한 뒤 뭐라도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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