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탈모케어 샴푸로 유명한 TS트릴리온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불러온 효과이다. 전날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옛날에는 (탈모가) 미용 문제로 봤는데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면서 탈모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검토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탈모가 생존의 문제라는 인식에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업이나 사회적 관계,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생존 문제라고 표현하신 것 같다"고 했다.
취업이나, 사회적 관계, 정신건강에 영향을 주는 게 탈모만 있는 게 아니다. '의학적 사실'보다 '사회적 해석'이 더 크게 작동하는 신체적 특징에는 여드름이나 피부 트러블, 주름, 키 등도 있다. 탈모를 생존의 문제로 보고 건강보험을 적용하려면 레이저 치료, 여드름 흉터 제거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도 문제다. 정 장관은 유전적인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국회예산처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2026년 적자에 진입하고, 누적 적립금은 2030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소벤처기업무 업무보고에서 "납품 기업이나 대리점 등 특정 기업과 거래하는 동종 업체들이 집단으로 협상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집단행동을 할 수 있게 해야 힘의 균형이 맞을 것 같다"고도 했다. 중소기업과 가맹점의 집단행동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약자 기업의 협상력 강화에는 긍정적이지만, 을과 을의 갈등, 시장 부작용 우려도 있다. 대통령의 발언은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다. 자칫 큰 혼란을 부를 수도 있다. 국가 질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신중해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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