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공항’ 하세월인데 대구 ‘항공 펀더멘털’ 무너지면 안돼

  • 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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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26 06:00  |  발행일 2025-12-25

대구국제공항의 항공 펀드멘털(fundamental·기반)이 심각히 흔들리고 있다. 전국 항공수요가 빠르게 살아나는 상황에서 대구공항만 반등에 실패하고 있다. 자칫 TK신공항 개항도 하기 전에 대구의 항공 기반이 약화돼 경쟁력을 잃게 되지나 않을 지 심히 우려된다.


지난주 고시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민간공항기본계획'에 따르면 신공항의 부지 면적은 기존 대구국제공항의 7배나 된다. 여객터미널 면적은 4배 이상 크고, 주기장(여객전용)도 기존 11대에서 20대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 정도면 미국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과 대형 항공기 운항이 가능한 수준이다. 2060년 기준 신공항의 여객 수요는 지금의 3배를 훌쩍 넘는 1천265만 명, 화물 수요는 23만톤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게 그저 되는 게 아니다. TK 신공항이 개항 초기부터 제대로 운영되려면 현재의 대구국제공항 항공수요의 펀드멘털을 착실히 다져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들어 대구공항의 전체 이용객은 지난 15일 기준 339만명, 이중 국제선은 141만5천명에 불과하다. 인근 경쟁공항과 비교하면 그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김해공항의 성과는 경이롭다. 최근 제주를 제외한 지방공항 최초로 국제여객 1천만 명을 돌파했다. 대구공항의 7배 수준이다. 개항 후 50년 만의 쾌거라고 한다. 올들어 지난 15일 현재 전체 이용객 수(1천597만6천명)는 25년 뒤 TK신공항 예상 여객 수요에 버금간다. 청주공항은 초고속 성장 중이다. 중부권 중소도시를 기반으로 한 공항인데도 대구공항을 앞지르며 'BIG 5' 국제공항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이용객 최대 기록(458만 명)을 세운 데 이어 올 연말 500만 명 돌파가 유력하다.


대구공항의 경우 인접 공항과의 경쟁, 장거리 노선 부재가 뼈아픈 약점이다. 특히 국제선 노선 다양성과 확장성이 뒤처진다. 신공항 건설·이전 사업이 오히려 현재 대구공항 인프라 확충에 걸림돌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신공항 건설은 하세월인데 대구공항 투자를 계속 외면하면 TK의 항공 경쟁력이 현저히 약화할 게 분명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신공항 위상 또한 위태로워진다.


지금이라도 대구공항의 국제선 부정기노선 다양화와 장거리 국제노선 확보 등 노선 전략의 전면 재설계가 시급하다. 항공사가 매력을 느낄 광역권 수요 통합 전략과 운수권 확보 그리고 외국인 입국 마케팅 확대도 필요한 시점이다. 모두 대구시와 경북도의 공동 대응 없인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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