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대통령 이혜훈·김성식 보수 인사 등용, 탕평인가 배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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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30 06:00  |  수정 2026-02-15 18:03  |  발행일 2025-12-30

이재명 대통령이 기획재정부에서 분리되는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에 이혜훈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서울 중구·성동구을)을 전격 지명했다. 이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갑에서 국민의힘 계열로 국회의원에 세 차례 당선된 전력이 있다. 이 대통령은 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장관급)에 김성식 전 의원을 임명했다. 그 역시 야권인사로 분류된다. 대통령실은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시켜 주목받았다.


이 대통령의 잇따른 파격 인사는 한국 정치문화에서는 굉장히 이례적이다. 바라보는 입장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이 장관 후보자의 경우 서울의 핵심 지구당을 책임지는 위원장인데다 당과 사전 논의 없이 은밀하게 집권세력에 몸을 던진 점에 당혹해한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를 즉각 제명하면서 '배신 행위'로 규정했다.


이번 인사는 여야 간 극한 대립에 익숙해온 국민들조차 헷갈리게 하는 측면도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것이란 의심도 있다. 반면 한국정치가 국정의 목적을 내팽겨친 채 정략적 이슈로 무한대 평행 대치하는 상황에서 국민 상당수가 염증을 느껴온 점을 감안하면, 이는 배신의 차원이 아닌 탕평 정치의 시발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신념과 노선이 서로 다른 인물이 내각에 공존한다면 치열한 토론을 유발하고, 나아가 정책의 완숙도를 창출할 수 있다. 이번 인사는 결국 '정치란 궁극적으로 무엇인가?'란 질문을 다시 하게 된다. 당사자인 이혜훈 장관 후보자가 반대편 정권의 부역이 아니라, 자신의 경제적 철학과 소신을 어느정도 관철할 수 있는지 여부가 탕평인지 배신인지를 가리는 중요한 지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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