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속에 기업과 가계의 대출금리 상승세가 숙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4.32%로, 10월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지난 3월(4.36%)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금리(4.17%) 역시 전월 대비 0.19%포인트 상승했으며, 기업 대출금리(4.10%)도 0.14%포인트 올라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환율에 이어 금리마저 뛰면서 서민 등 취약계층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자금 수요가 많은 연말연시에도 대출금리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 급격히 우상향하는 금리 탓에 기업과 가계는 아우성친다. 실제로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에 근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올해 자금 사정이 전년 대비 나빠졌으며, 자금 조달 때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고금리를 꼽았다. 새해에도 기업 경기 전망은 부정적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조사한 내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5.4로, 46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시중 금리의 우상향은 고환율과 치솟는 서울 집값, 고물가 탓이 크다. 여기다 정부의 '슈퍼예산' 편성에 따른 국채 발행 물량 부담도 금리 발목을 잡고 있다. 당분간 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급격한 금리 상승은 허약한 중소기업과 가계 부채 폭탄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시중 금리가 안정될 수 있도록 정교한 대응과 함께 한계에 내몰린 취약계층을 살피는 노력이 절실하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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