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참외수출농업기술지원단 한증술 단장(왼쪽)과 성주참외원예농협 마성진 경제상무가 성주참외 수출전략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석현철기자
지난해 성주 참외는 생산량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농가 소득은 오히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확대만으로는 소득을 지키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면서, 성주 참외 산업의 방향 전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출 시장 공략이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산업 구조를 보완할 대안으로 거론된다.
성주 참외 산업은 3년 연속 6천억 원을 넘기며 외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지표는 오히려 후퇴하면서, '잘 생산하는 농업'이 반드시 '잘 버는 농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성주군의 '2025년 참외 소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외 재배면적은 3천399.8㏊로 전년 대비 0.2% 늘었고, 생산량은 18만6천519t으로 2.4% 증가했다. 991㎡(300평)당 단수 역시 5천486kg으로 2.2% 늘며 생산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조수입은 6천52억 원으로 전년보다 148억 원(2.4%) 감소했고, 경영비는 2천487억 원으로 2.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소득은 3천565억 원으로 5.3% 줄었으며, 소득률도 58.9%로 하락했다. 농가 평균 조수입과 고소득 농가 수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수확한 성주 참외 사진 <성주군 제공>
소득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출하 시기 불안정과 가격 변동성 확대가 꼽힌다. 지난해 3월 봄철 강수와 저온으로 4월 수확량이 줄었고, 이후 5월 출하 물량이 한꺼번에 집중되면서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 생산량은 회복됐지만 가격 회복이 뒤따르지 못한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샤인머스켓 산업이 겪은 가격 급락과도 닮아 있다. 초기 높은 소득을 기대한 재배 면적 확대가 판로 확보와 수급 조절 실패로 이어지며, 생산 증가가 곧바로 소득 감소로 연결된 사례다. 업계에서는 성주 참외 역시 구조적 대응 없이 생산 확대가 지속될 경우, 유사한 가격 불안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단기적인 가격 안정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농민단체와 지역농협, 참외박스 제작업체는 올해 출하를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참외박스 가격 간담회를 열어,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 압박 속에서도 올해 참외박스 가격을 전년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농가 경영비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조치로 평가되지만, 근본적인 해법이라기보다는 구조 전환을 위한 시간을 벌어주는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북참외수출농업기술지원단의 2025년 평가 자료에 따르면, 성주군 참외 수출 물량은 40만5천285kg으로 전년 대비 52.5% 증가했고, 수출액은 19억2천612만 원으로 39.6% 늘었다.
특히 수출 물량이 크게 늘었음에도 수출 단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는 단순한 물량 확대가 아니라, 성주군을 중심으로 수출 규격 재배와 선별·포장 표준화, 저온 유통체계가 단계적으로 정착되면서 품질 편차를 최소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성주 참외는 수출 시장에서 '많이 나가는 참외'보다 '값을 지키며 나가는 참외'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출하가 집중되는 시기에 수출 물량이 일정 부분 흡수되면서, 가격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성주참외 출하가 한창이다. 재배면적이 급증하면서 농민들은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연중 출하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수출 시장의 질적 확대도 눈에 띈다. 기존 싱가포르·홍콩·일본·말레이시아·대만·캄보디아에 더해, 지난해 베트남과 호주가 신규 수출국으로 추가됐다. 베트남은 한국산 프리미엄 과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성장 시장이며, 호주는 검역 기준이 까다로운 국가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들 국가 진출을 성주 참외의 품질과 안전성이 국제 기준을 충족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로 평가한다.
월항농협의 강도수 조합장은 "샤인머스켓 사례에서 보듯, 생산 확대만으로는 농가 소득을 지킬 수 없다"며 "성주 참외 역시 수출 확대와 유통 구조 개선, 브랜드 전략 강화를 통해 생산·유통·소비 전반을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정술 경북참외수출농업기술지원단 단장은 "성주군을 중심으로 구축된 수출 기반이 이제는 강력한 체계를 갖춰야 할 시점"이라며 "앞으로는 수출을 통해 국내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농가 소득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구조를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은 성주 참외 산업이 생산 확대 중심 구조에서 시장 분산형·가치 중심 구조로 전환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향후 참외 산업 정책 방향을 검토하는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 이병환 성주군수, "성주 참외 7천억 시대 준비할 때"
이병환 성주군수가 성주참외의 7천억 시대를 현실화하기 위한 준비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지난해 성주 참외는 3년 연속 조수입 6천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대표 과채 산업으로서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단순한 성과 유지는 더 이상 답이 아니라는 인식도 분명하다. 이에 이병환 성주군수에게 성주 참외 산업의 현재와 앞으로의 방향을 들어봤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3년 연속 6천억원 조수입 유지는 성주 참외 산업의 기반이 얼마나 탄탄한지 보여주는 결과"라며 "농가뿐만 아니라, 재배 기술 고도화와 시설 개선, 유통 구조 안정화 등 모두의 노력이 만들어 낸 성과"라고 말했다.
이 군수는 "성과는 분명 의미 있지만,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위기는 더 빨리 올 수 있다"며 "이제는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주군의 중·장기 목표에 대해 "다음은 조수입 7천억 원대로 도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단기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생산과 유통, 소비 전반을 아우르는 기반을 차분히 다져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안정성'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수치의 상승보다 중요한 것은 변동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라며 "기후 변화나 시장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산업 체질을 만드는 데 행정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올해 성주군은 참외 산업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시설 현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 필름 보급과 자동 개폐기 설치 등 생산 시설 개선 사업을 통해, 기후 변화 속에서도 생산이 흔들리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군수는 생산 기반 안정화가 모든 정책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유통과 마케팅을 강화해도, 생산이 불안정하면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시설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군수는 통합 마케팅을 통한 유통 효율화는 성주 참외 산업의 핵심 축이라는 입장이다. 즉, 개별 농가가 아닌 성주 전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움직일 수 있는 유통 구조 정비를 강조한 것이다.
특히 "참외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젊은 인력이 유입돼야 한다"며 "매년 청년농업인 유치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성주 참외를 '잘 팔리는 농산물'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 안정, 유통 혁신, 수출 확대를 통해 성주 참외가 대한민국 대표 농업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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