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연합.
이재명 대통령의 SNS 정치가 설 연휴 동안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17일 오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부동산공화국을 극복하는 것이든,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든, 공정하고 합리적인 세상을 만드는 것이든, 성장·발전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든, 두려움을 모두 떨쳐내고 촌음까지 아껴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한 달간 SNS에 60건이 넘는 글을 게시했다. 하루 평균 두 건 이상을 올린 셈으로 'SNS 정치'란 말이 나온 배경이다. 대통령의 SNS는 당초 국무회의, 수석보좌관 회의에서의 대통령 발언을 정리해 올리는 등 국정홍보 창구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이 대통령이 직접 게시글을 올리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단순한 '홍보 창구'를 넘어 '의제 설정'의 역할까지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두고 박홍서 한국외대 교수(정치학 박사)는 "연일 SNS에 포스팅하고, 국무회의나 각종 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직접 드러내는 이 대통령의 전략은 일종의 대중노선"이라며 "마오나 트럼프 식의 적대적 동원형 대중노선이 있다면 버니 샌더스 식의 문제해결형 대중노선도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정책 효능감을 강조하는 샌더스식 문제해결형 노선과 강성 팬덤의 결집과 정적에 대한 적대감을 동력으로 삼는 트럼프식 적대적 동원형 노선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스스로를 '성공한 버니 샌더스'가 되고 싶다고 공언하며, 자신의 정치적 뿌리가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실질적 해법 제시에 있음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샌더스의 한국어판 자서전 '버니 샌더스의 정치혁명'에 추천의 글을 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SNS 정치에서 나타나는 샌더스식 노선의 핵심은 '기본사회'라는 거대 담론이다. 그는 SNS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발생하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국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샌더스가 지향하는 사회민주주의적 가치와 맞닿아 있다.
특히 산재 사망 사고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안전 대책을 요구하거나, 라면 가격 등 생활 물가에 직접 개입하는 모습은 대중에게 이 대통령이 서민의 편에 서서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취임 이후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에서 눈에 띄게 비중이 높아진 영역은 자본시장의 선진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다. 주식시장에서 개미 투자자들이 겪는 불공정한 구조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정상화 등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샌더스가 금융 기득권의 불투명성을 공격했던 것과 유사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한국적인 '자본시장 성장' 프레임으로 치환해 중도층과 젊은 투자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의 SNS 정치가 가지는 또 다른 얼굴은 트럼프식 '적대적 동원'이다. 정치를 '우리(선량한 국민)'와 '그들(부패한 기득권 혹은 정적)'의 대결 구도로 단순화하고, 강성 팬덤의 행동을 유도해 정치적 동력을 얻는 방식이다.
비주류 아웃사이더로 평가받던 이 대통령은 기득권 카르텔을 공격하며 대중의 분노를 정치적 동력으로 삼는 적대적 동원 방식을 통해 성장한 측면이 있다. 최근 SNS를 통한 이 대통령의 이른바 '사이다 발언'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구경모(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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