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임시정부와 백범 김구

  • 광복회 대구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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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09 11:49  |  수정 2026-04-09 15:15  |  발행일 2026-04-10
광복회 대구지부장

광복회 대구지부장

4월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역사적 출발점이자, 오늘의 대한민국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되묻는 날이다.


1919년 3·1운동의 거대한 민족적 항거 속에서 탄생한 임시정부는 국권 상실의 절망적 상황에서도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천명한 민주공화제의 출발점이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출범한 임시정부는 일제의 탄압과 재정난, 내부 갈등이라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항일 독립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였다. 연통제와 교통국을 통한 국내외 조직망 구축, 외교활동과 군사투쟁의 병행은 비록 완전한 국가 형태는 아니었으나, 분명한 '정부'로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역사적 연속성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임시정부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웅변한다. 나아가 임시정부가 천명한 민주공화의 이념은 해방 이후 헌법 질서로 이어지며,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 인물이 바로 김구 선생이다. 김구는 황해도에서 태어나 동학농민운동과 의병활동을 거치며 민족의식에 눈을 떴고, 이후 치열한 항일투쟁의 길로 나아갔다. 한때 옥고를 치르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고, 망명 이후에는 임시정부의 핵심 지도자로 성장하였다. 그의 삶은 단순한 독립운동가의 생애를 넘어, 민족의 자존과 통합을 향한 고뇌와 실천의 역사였다.


올해는 더욱 뜻깊다. 유네스코가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을 맞아 2026년을 '김구의 해'로 지정한 것은 그의 사상과 업적이 세계사적 보편성을 지닌 점을 국제적으로 인정한 때문이다. 이는 김구가 단지 한 나라의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평화와 인류애를 실천한 사상가였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광복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기념사업과 학술행사, 교육 프로그램 추진은 매우 고무적이다. 국제적 연대 속에서 그의 사상을 재조명하려는 시도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이는 한국 독립운동사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이제 우리는 임시정부의 역사와 그의 정신을 단순한 기념에 그치지 말고 학문적으로도 깊이 연구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김구의 사상과 실천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이른바 '김구학'의 정립이 절실하다. 이는 개인의 업적을 기리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가치, 민주공화국의 정신을 학문적으로 정립하는 일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 기반을 구축하고, 광복회와 학계가 협력하여 자료의 발굴과 교육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 특히 청년 세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육과 문화 콘텐츠의 확충은 김구 정신의 지속가능한 계승을 위해 필수적이다. 김구의 생애와 사상이 시대를 넘어 살아 숨 쉬기 위해서는 기억을 넘어 연구와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가보훈부 권오을 장관이 지난 3월 20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 유네스코 김구의 해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오늘 학술행사를 계기로 '김구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임시정부의 역사와 김구의 삶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들이 지켜낸 공화의 정신과 독립의 의지는 지금도 유효하다. 4월11일을 맞아 우리는 그 여정을 되새기며, 그 정신을 계승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다시금 자각해야 할 것이다. 과거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정신을 오늘의 민주주의와 공동체 속에서 실천할 때 비로소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미는 현재형으로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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