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나게 멋나게] “손님을 신선처럼”, 대구 중구 ‘천선루’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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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23 17:52  |  발행일 2026-04-23
맛나게 멋나게~
대구 중구 동인동의 천선루 별미인 난자완스밥.

대구 중구 동인동의 '천선루' 별미인 난자완스밥.

최근 취재차 들른 대구 중구 동인동 인근에서 간판을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던 중국집이 있었다.


이름은 '천선루(天仙樓)'. 하늘에 사는 신선의 집이라는 뜻이다. 동네 중국집치고는 제법 거창한 이름인데, 그 간판을 보는 순간 문득 음식도 이름만큼 특별할지 궁금해졌다. 결국 그날 저녁은 그곳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이 집의 별미는 난자완스밥이다. 완스는 부드럽게 풀리면서도 고기의 식감이 살아 있고, 소스도 과하지 않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밥이다. 난자완스와 함께 먹기 좋게 식감이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너무 질지도, 너무 고슬하지도 않다. 한 숟가락 안에서 완스와 밥, 소스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지만, 이런 데서 정성이 드러난다.


탕수육도 좋다. 바삭함이 살아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거칠지 않다. 흔히 말하는 옛날 탕수육과 요즘 탕수육의 중간쯤, 그 균형을 잘 잡았다. 여기에 레몬을 곁들여 끝맛까지 깔끔하게 정리한 점도 인상적이다.


천선루가 더 기억에 남는 이유는 사장님의 태도다. 요란하게 자신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음식 하나하나를 성실하게 내놓는다. 주방에서 직접 나와 건네는 설명도 친절하다. 불필요한 말을 덧붙이지 않으면서도 메뉴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결국 그런 태도가 음식으로 이어진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에서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가게 이름의 뜻을 알게 됐다. 손님을 신선처럼 대접하겠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태도가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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