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성의 야구칼럼] 아베 요미우리 감독의 사퇴

  • 천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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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04 18:28  |  발행일 2026-06-05
천보성<전 삼성라이온즈 선수·전 LG트윈스 감독>

천보성<전 삼성라이온즈 선수·전 LG트윈스 감독>

얼마 전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아베 신노스케 감독이 갑자기 사퇴했다. 10대인 큰딸과 작은딸의 싸움을 말리다 큰딸을 밀쳐 넘어뜨린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큰딸은 챗GPT의 도움을 받아 아동상담소에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했다. 자정 무렵 조사를 마치고 나온 아베 감독은 감독직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이를 수용했다. 이로써 아베는 요미우리 92년 역사상 시즌 중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첫 감독이 되었다. 아베가 사퇴하는 그날도 요미우리는 소프트뱅크와 시합이 있었다.


아버지로서 애들의 싸움을 말리다 그런 것인데 너무하다고 할 만도 하다. 그러나 일본 프로야구 관계자의 처신은 상상보다 훨씬 엄격하다. 아베 감독은 어떤 변명도 하지 않았다. 오직 요미우리 이름을 더럽혀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큰 딸은 변호사를 통해 아빠와 화해했다고 뒤늦게 밝혔지만 버스는 이미 떠난 뒤였다.


당장 하시가미 히데키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요미우리 출신만이 요미우리를 지휘한다는 순혈주의도 무너졌다. 이 와중에 지난해 두산베어스 감독에서 물러나 절친 아베 감독의 권유로 요미우리 코칭스태프에 합류해 있던 이승엽 감독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대로 있기에는 다소 어색해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 프로야구가 일본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프로야구는 일본 국민의 삶 그 자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승리와 패배에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것은 물론, 프로야구의 전적과 흐름이 일본 경제의 경기지수에까지 영향을 준다고 한다. 프로야구 스타들의 몸은 자기 몸이 아니다. 처신이나 몸가짐 하나하나에 각별한 주의를 요구받는다. 이치로 스즈키, 마쓰이 히데키에서부터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에 이르기까지 스타 선수들은 TV 오락프로에 얼씬을 하지 못한다. 젊고 예쁜 배우나 가수들을 보면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일본 프로야구는 팀의 경기력을 떨어뜨리는 복병들을 막기 위해 피눈물나는 노력들을 경주한다. 그 첫째가 시즌이 아닐 때 다양한 교육을 준비하는 것이다. 대체로 건강이나 의학, 요리와 영양, 투자와 재산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강좌를 마련한다.


필자 역시 삼성라이온즈 시절을 비롯해 현역 시절 범어사 능가스님의 법어 가르침, 가나안 농군학교 입소, 이시형 정신과 박사님의 특강 등 각종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다저스 연수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1군은 물론이지만 마이너 선수들과 유소년 선수들까지 지역 유명인사를 비롯한 명사들의 강의를 듣는다. 월남전 참전 영웅들의 특강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 모든 것들이 전부 게임을 망치고 시즌을 날려버리는 불의의 복병들을 물리치기 위한 것이다.


올해도 프로야구가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LG, 삼성, KT, KIA, 한화 등 1위에서 5위까지의 팀들은 모든 것을 다 짜내 순위 경쟁을 한다. 두산, NC, SSG, 롯데, 키움 등 하위 5팀도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는 심정으로 한 게임 한 게임 목숨을 건다. 하지만 상하위 가릴 것 없이 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의외의 복병이 팀에 출현하는 것이다.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마도 온다. 시즌 중 트레이드도 궁금하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복병은 뭐니 뭐니 해도 주전들의 부상이다. 주전의 부상 하나에 우승의 꿈이 날아가 버린다. 과연 어느 팀이 무서운 복병들을 모두 물리치고 최고의 승자가 되어 우승 반지를 낄 수 있을까. 나는 오늘도 야구장으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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