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완의 관광유니버스] 머무는 도시로의 골든타임, ‘대구 야간관광’

  •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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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26 16:03  |  수정 2026-04-27 14:47  |  발행일 2026-04-28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 박사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 박사

지난 늦은 토요일 저녁, 아이들과 케이블카를 타고 앞산전망대에 올랐다. 달토끼 조형물 너머로 대구 도심의 화려한 야경이 펼쳐져,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그런데 이토록 아름다운 야간관광지에 왜 이렇게 사람이 없을까 의문이 들었다.


지난해 4월 대구시의회에서는 '대구광역시 야간관광 활성화 조례'를 제정·시행하였고, 올해 대구시는 야간관광 활성화 사업 공모를 추진하며 '야간관광도시 대구'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은 정책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한국관광공사 '야간관광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내 야간관광 경험지로 대구를 꼽은 비율은 7.1%에 그쳤다. 부산(32.0%)의 4분의 1에 불과하고, 강원(29.6%), 서울(29.5%)에도 크게 못 미친다. 향후 희망 지역에서도 대구는 10.0%로 9위에 머물렀다. 반면 응답자의 76.0%가 숙박형 야간관광을 원했고, 1인 숙박형 야간관광 지출(17만7천 원)은 당일형 야간관광 지출(7만 원)의 약 2.5배였다. 관광객은 '머무는 여행'을 원하는데, 대구는 그 수요를 전혀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대구는 볼 것이 없는 곳이 아니라, 머물 구조가 없다는 것이다. 관광객은 오지만 숙박으로 이어지지 않고, 소비는 있지만 경험으로 연결되지 않으며, '하루면 다 본다'는 느낌을 준다.


최근 들어 국내관광이 '유치'에서 '체류'로 전환되고 있어, 이제 대구만의 야간관광도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대구만의 매력을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야간관광 랜드마크를 키워야 한다. 단순하게 야간관광 명소 나열이 아닌 대구 국가유산 야행, 달구벌 관등놀이, 수성못 야간음악 분수 쇼 등 기존 콘텐츠를 선별하여 '도시 대표성·상징성·체험성'을 갖춘 핵심 자원으로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서울시의 야간관광 랜드마크인 '서울달' 사례와 같이 도심 스카이라인과 자연경관을 동시에 조망·체험할 수 있는 입체적 야간관광 어트랙션을 도입하여 고부가가치 킬러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


둘째, 저녁을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해야 한다. 대구관광은 '서문시장', '동성로', '여행종료'라는 점적(點的)인 동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산전망대 도시야경, 서문야시장 식도락, 동성로 나이트쇼핑, 수성못 야간산책으로 이어지는 '대구 나이트 라인(Daegu Night Line)'을 공식 브랜드화하고 나이트시티투어버스로 연결해야 한다. 점이 아닌 흐름을 설계해야 숙박으로 이어진다. 홍콩이 도시야경(빅토리아 피크), 야간이벤트(심포니 오브 라이츠), 야시장(템플 스트리트), 야간체험(스타 페리)으로 '완성된 밤'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셋째, '2일차의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1일차 도심(야시장·야간축제·야경), 2일차 근교(경주·안동·포항 등)로 이어지는 '대구·경북 야간관광권 루트'를 패키지화해야 한다. 내일이 궁금해야, 대구에서 오늘 밤을 묵는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대경권 지역 특화 관광권' 방향과 맞닿아 있다. 이것이 대구만의 야간관광 브랜드를 완성하는 길이다.


인천 사례에서 보듯이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으로 2년 만에 29만 명 유치, 220억 원 소비, 일자리 751명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지금이야말로 대구관광은 '지나가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전환할 골든타임이다. 야간관광은 공간 개발이 아니라 시간의 예술이다. 대구 야경(夜景)은 이미 완성되어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야경 뒤에 이어질, '밤의 시간'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대구관광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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