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생성형 AI>
대구 의료계에서 내년에 신설될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또는 신속 심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방(비수도권) 의료 발전과 지역 필수의료 기반 확충을 위한 재원인 만큼, 일반 재정사업과 같은 절차에 묶여 현장 투입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사업은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고, 응급·중증 등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어느 지역에서나 안정적으로 제공되도록 정부가 별도 재원을 마련해 운영하는 정책이다. 총 1조 1천억원 규모의 재정을 토대로 지방의료 기반을 보강하고, 지역별 필수의료 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 내에서 치료가 가능한 의료체계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대구시는 이 특별회계를 활용해 책임의료기관 역량 강화, 필수의료 안전망 구축, 공공 1차의료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응급틈새의원 운영, 안심 응급 돌봄 네트워크 구축 등 대구형 자율사업도 포함된다. 야간·휴일 진료 공백을 줄이고, 응급·중증 환자가 지역 안에서 적정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전달체계를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책임의료기관과 병·의원, 공공의료기관 간 연계가 강화되면 응급실 과밀과 환자 전원 지연 문제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동헌 경북대병원장.
대구 의료계가 예타 면제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은 필수의료의 특수성 때문이다. 예타는 대규모 국가 재정사업의 경제성과 정책 효과를 사전에 따지는 절차다. 그러나 응급실 운영, 중증환자 진료, 야간·휴일 의료 공백 해소 등은 단순한 비용 대비 편익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수익성보다 공공성과 생명 안전의 가치가 앞서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환자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인력과 시설을 유지해야 하는 필수의료의 특성상, 경제성 중심의 기준만 적용하면 투자 필요성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의료는 의료 인력 부족, 낮은 수익성,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등으로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특별회계가 신설되더라도 복잡한 심사 절차에 막혀 집행이 늦어지면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 환자의 수도권 이동을 줄이고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려면 재정 운용의 속도와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의료계는 특별회계가 한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방의료 체질을 개선하는 안정적 투자 기반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예타 면제 요구는 재정 검증을 배제하자는 의미보다 필수의료의 공공성을 반영한 별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에 더 가깝다. 경제성 중심 잣대에 지역 균형, 의료 접근성, 생명 안전망 강화 효과 등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필수의료를 일반 SOC 사업과 같은 방식으로만 평가할 경우, 정작 의료 취약 지역에 필요한 사업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은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는 필수의료 안전망 구축과 공공 1차의료 강화, 대구시가 추진하는 각종 의료 관련 사업에 쓰이는 재원"이라며 "이 예산이 지역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예타를 면제하거나 신속하게 통과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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