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상주 5일장을 찾아 시장 상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중기 예비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13일 경북사회복지연대와 정책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철우 예비후보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이철우 예비후보가 8년 만에 다시 격돌한 6·3경북도지사 선거는 대체적으로 보수 우세가 점쳐진다. 이에 따라 오 예비후보가 무당층·중도층의 마음을 최대한 확보해 보수 표심을 파고들어 반전의 기회를 붙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KBS 대구총국이 지난 8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오 예비후보 지지율은 21%, 이 예비후보 50%로 조사돼 이 예비후보가 29%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 역시 더불어민주당 24%, 국민의힘 46%, 개혁신당 3% 등으로 보수 지지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18세 이상 경북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면접원에 의한 전화 면접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KBS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주목할 점은 경북도민의 가장 큰 관심 거리가 일자리와 민생 경제라는 점이다. 해당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경북도지사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청년 일자리 창출' 답변이 29%로 가장 높았고, '저출생 지방 소멸 대응' 19%, '대구·경북 행정 통합' 10%, '대구·경북 신공항' 사업이 8%로 조사됐다. 지역별 경제 이슈가 선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영남일보는 경북도를 권역별로 나눠 권역별 이슈를 정리해봤다.
◆ 동부권 :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이 지역은 산업·원자력·항만·신공항 이슈가 집중된 권역이다. 대체로 보수 민심이 우세한 지역이기는 하지만, TK공항(대구경북 민·군통합공항), 영일만항, 동해안 에너지·원전·수소·해양관광 등 대형 프로젝트가 얽혀 있는 만큼, '누가 더 일을 잘할 것이냐'에 방점이 찍혀 유권자들의 실용주의적 판단이 작용할 수도 있다.
경북 최대 인구를 가진 철강 도시인 포항의 경우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 기업과 2·3차 협력업체가 지역 경제와 일자리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민심의 민감도가 매우 높은 곳이다.
이에 따라 포항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정치색보다 경제와 일자리를 챙길 인물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보수 성향 우세 속에서도 정당보다 '실적과 추진력'을 따지는 실용주의적 선택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에 주목된다.
◆ 중부권 : 구미·김천·상주·의성
구미·김천·상주·의성 등 중부권에서는 구미와 함께 의성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구미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북 내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 시장을 배출한 곳으로, 대기업 이전과 청년층 이탈 등 구조적 변화 속에 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경북 전체에서 민주당 기반이 가장 두텁게 형성된 지역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당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보수색이 강했지만, 지역 내 대기업 이전·인구 정체·청년층 이탈 등 구조적 변화가 겹치면서 유권자들의 전략적 판단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TK공항이 들어서는 의성은 화물터미널 입지 문제를 둘러싸고 주민 반발이 컸다. 국토교통부가 화물터미널을 의성이 아닌 군위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의성군이 강력 반발하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중재에 나섰다.
화물터미널은 결국 군위·의성 양측에 각각 배치하는 기본계획이 2025년 말 확정됐지만, 논의 과정에서 의성이 오랫동안 소외됐다는 정서는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당시 도지사 직무를 맡고 있던 이 예비후보가 의성군 편을 적극 들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천은 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가 변수다.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 무산 위기에 처하면서 김천혁신도시의 2차 공공기관 유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됐다는 우려와 더불어 공공기관 이전이 실질적인 인구 증가와 생활권 확대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따라서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 제시와 혁신도시 성과 제고를 위한 공약이 표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보수색이 강한 상주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농업 중심 도시이자 대규모 농산물 종합물류시설 건립이 진행 중인 만큼, 농식품 유통·교통 인프라 확충 공약의 실효성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북부권 : 안동·영주·문경·예천·청송·봉화·영양
TK행정통합에 대한 반발이 가장 거센 곳이 바로 이 북부권이다. 도청신도시·북부권 소외 우려가 큰 탓이다. TK행정통합이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인 만큼 북부권의 반발을 해소할 해법 제시 여부가 표심에 영향을 줄 변수로 지목된다.
특히 TK행정통합·도청신도시 발전·의대 설립 등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오 예비후보 공약의 직·간접 이해 당사자가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보수세가 강하지만 다른 권역보다 이슈별로 표심의 진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오 예비후보의 전략에 따라 민심을 파고들 여지는 있다.
여기에 오는 19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박 2일 일정으로 안동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두 정상이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경제 안보 협력과 공급망 문제를 논의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안동이 한·일 정상회담 무대로 부상할 경우, 이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상징성과 맞물려 안동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농촌 지역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업 지원, 지방소멸 대응, 생활 인프라 확충 등 생활 밀착형 공약에 대한 체감도가 중요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 도정을 잘 아는 이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세에 균열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 남부권 : 경산·영천·청도·고령·성주·칠곡
이 지역에는 대구 생활권과 맞닿은 경산·영천·청도 그리고 보수성이 강한 고령·성주·칠곡이 포함된다. 경산은 대구·경북권 대학 및 산업단지와 연계된 '교육·산업 베드타운' 성격이 강해 통학·통근 인구 비중이 높다. 영천은 자동차 부품·기계금속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 도시이면서, 대구·경산과 광역 생활·교통권을 이루고 있다. 청도 역시 사실상 대구 생활권으로 묶여 있어 젊은층·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대구 경제 상황과 민심 변화가 비교적 빠르게 전이되는 곳으로 꼽힌다.
고령·성주 등 농촌 지역은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세가 두텁지만, 인구 감소와 농촌 소멸 위기에 대한 불안, SOC·교통망 확충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이 예비후보가 이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TK행정통합 이후 남부권 위상 △광역 교통망 △청년·교육 인프라 강화 등 생활 밀착형 이슈에 대한 세부 공약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칠곡은 대구·구미의 베드타운이자 배후지 성격이 강하고, 군 단위 지역 치고는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편이다. 경부고속도로·고속국도 분기, 경부선 철도 등이 겹치는 교통 요충지여서 물류창고·공단이 밀집해 있다. 동시에 귀농·귀촌 프로그램, 농업 교육 등을 통해 농촌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정책도 꾸준히 펴고 있어, '도시권+농촌'이 섞인 혼합형 구조다.
기본적으로는 보수정당 지지가 강하지만, 대구·구미와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 최근 젊은층이 유입되면서 군 지역 치고는 민주당 지지세도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경모(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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