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구 바닥민심을 훑다] 쪽방촌 주민들 “대구시장 후보들, 우리에게 관심 없지않나”

  •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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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18 20:16  |  발행일 2026-05-18
대구 서구에 위치한 쪽방촌 주민들 후보들 향해 불만 목소리
생활적인 부분 개선 시급…에어컨 없이 여름 보낸 주민 많아
정신적인 치료에 대한 부분도 필요해 보여
18일 오전 11시 대구 서구 북부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쪽방촌의 내부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18일 오전 11시 대구 서구 북부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쪽방촌의 내부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18일 오전 11시 대구 서구 북부터미널 인근 쪽방촌. 이곳 주민들은 30℃를 웃도는 날씨에 벌써부터 여름을 두려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은 6·3 대구시장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향해 "우리에게 관심이나 있느냐"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는 이날까지 쪽방촌은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쪽방촌에서 8년째 거주 중인 이영철(71·서구)씨는 대구시장 후보들을 향해 "동사무소 직원도 안 오는데 후보들이 오겠느냐"면서 "어차피 와도 선거 때만 잘 보이려고 하고 선거가 끝나면 (우리 같은 사람을) 잊지 않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김모(56·서구)씨도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관심이 있나"라며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태길(63·서구)씨는 "후보들이 이쪽에 왔다는 얘기도 못 들었고 온다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며 시선을 돌렸다.


18일 오전 11시 대구 서구 북부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쪽방촌 방안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18일 오전 11시 대구 서구 북부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쪽방촌 방안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하지만 이 같은 냉소적 분위기 속에서도 이들의 소망은 간절했다.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달라는 것으로, 특히 에어컨 설치 요구가 많았다. 박진태(68·서구)씨는 "여름엔 죽을 정도로 힘들다. 근데 어쩌겠느냐. 그냥 살 수밖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모(56·서구)씨도 "복지시설이나 쪽방상담소에 에어컨 설치를 문의하니 아직 그런 지원책은 없다고 한다. 한여름에는 잠도 못 잘 정도로 더운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먹을 것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이들도 있었다. 이영철(71·서구)씨는 "지금도 배고프면 생마늘이랑 라면만 먹는다. 반찬도 없다"면서 실제 생마늘을 까먹고 있었다. 서모(64·서구)씨는 "(대구시나 단체로부터) 생필품이나 물밖에 받지 못한다. 라면 같은 것도 두 달에 한 번 정도 받는다"면서 최소한의 먹거리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18일 오전 11시 대구 서구 북부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쪽방촌의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18일 오전 11시 대구 서구 북부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쪽방촌의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정신적인 어려움을 털어놓는 주민도 상당수였다. 이태길(63·서구)씨는 "여기 있으면 외로울 때가 많다. 말동무가 없다"면서 "외부 활동이 가능하도록 대구시에서 상담사 같은 분들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했고, 최모(65·서구)씨도 "하루종일 누워서 TV만 보고 있다"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했다. 이영철(71·서구)씨는 "상담사 지원을 공무원한테 부탁하면 앞에선 '알겠다' 해놓고 이행을 하지 않는다"면서 "대구시장 후보들이 이런 부분도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를 묻는 질문엔 대답이 엇갈렸다. 이태길(63·서구)씨는 "민주당 김 후보를 지지한다. 예전부터 사람이 건실해 보이고 착해 보였다"고 답했다. 반면 이영철(71·서구)씨는 "민주당은 절대 안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왜 탄핵 했느냐"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정신을 대구가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삶이 힘들어도 정치적 견해가 완전히 갈리는 '섭리'는 여기라고 다를 바 없었다.


18일 오전 11시 대구 서구 북부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쪽방촌 입구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18일 오전 11시 대구 서구 북부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쪽방촌 입구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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