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한국어교육센터에서 창의적체험활동으로 음악 수업을 받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지역 다문화가정 학생(이주배경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에겐 언어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국내 학생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사교육에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오면서 학생과 부모의 고민은 점차 깊어진다. 대구시교육청은 한국어교육센터 운영을 통해 지역 다문화 학생을 지원하고 있지만, 언어 습득 과정이다 보니 당장의 성과를 보이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학생 지원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아이 한 명보다는 가정 전체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만 학생이 학교와 가정 사이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른 지난해 대구지역 다문화 학생은 총 6천553명(남 3천148명, 여 3천405명)이다. 전체 지역 학생의 약 2.8% 비중을 차지한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3천902명, 중학생 1천598명, 고등학생 1천40명이다. 초등생의 비율이 중학생과 고교생을 합친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타 시도와 비교하면 대구 다문화 학생 수는 11위로 하위권에 속한다. 지난해 기준 경기가 5만6천96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2만2천2명, 인천 1만5천5명이었다. 부산은 8천1명으로 대구보다 바로 앞 순위를 차지했다. 가장 적은 지역은 세종 886명으로, 유일하게 100명대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대구 다문화 학생은 1천408명(27.4%)이 늘면서 증가세다. 2021년 5천145명이었던 수는 2024년 6천203명으로 첫 6천명대를 넘었다. 구군별로 보면 달서구와 달성군의 학생 비중이 대구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대구 다문화가정 학생 현황 <한국교육개발원 제공>
다문화 학생의 유형은 크게 △국내 출생 △중도 입국 △외국인 가정으로 구분된다. 전체 지역 다문화가정의 78.7%는 국내에서 태어나, 소통에 문제는 없다. 다만 '생활 한국어'가 아닌 '교과 한국어' 측면에선 문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일부는 국내에서 태어났으나, 돌봄 문제로 부모 중의 고국에서 살다가 입학 시기에 국내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어 한국어 실력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학령기 시기에 국내로 중도 입국했거나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 가정의 학생은 모두 외국어를 쓰는 가정 환경이 한국어 성장의 걸림돌이다. 지난해 대구로 중도 입국한 학생은 총 383명(남 195명, 여 188명)이다. 외국인 가정 학생도 1천15명이다. 그간 타국어를 쓰던 학생에겐 한국어 적응을 위한 시간적 기다림이 필요하다.
대구시교육청 류신영 장학사(미래교육과)는 "해마다 지역 다문화 학생 수는 2% 정도 증가하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다문화 학생이 없는 학교도 있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다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학교생활 적응에 여러 사안이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언어다. 시교육청은 지역 모든 학생이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달서구 성서공단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출신 짜리아(가명·달성군)씨는 초2 딸아이를 두고 있다. 짜리아씨는 아이의 학교 성적이 좋은 편이지만, 국내 학생에 비해 말이 느리고 쓰기 능력은 조금 떨어진다고 했다. 저학년 땐 문제없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언어로 인한 성적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사교육을 하고 싶지만, 부부의 현재 벌이로는 큰 부담이다.
짜리아씨는 "내년에 3학년이 되면 성적을 위해 영어 학원을 보내고 싶다. 비용만 30만원 정도 예상한다. 남편과 둘이서 벌고 있지만, 쉽게 부담할 금액은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곧 둘째를 낳을 계획도 있지만, 현재 딸아이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고민이다. 주변에 같은 캄보디아 출신의 지인들도 다들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교육청은 작년 5월 폐교 신당중(달서구 신당동)에 한국어교육센터를 설치했다. 다문화 학생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위탁기관이다. 언어 소통이 힘든 중도 입국이나 외국인 가정 학생이 대상이다. 일부 학교에는 한국어학급도 있다. 위치적으로 접근성이 낮은 학생에는 한국어 강사를 매칭해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지원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언어 교육인 만큼 빠른 가시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정책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정 전체에 대한 지원을 강조한다. 부모의 한국어 능력이 한국인에 비해 낮으니, 자녀가 어릴수록 영향을 크게 받아 일반 학생과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엄마가 외국인일 경우 아이의 한국어 능력은 더욱 낮아진다고 보고 있다.
대구대 윤재운 다문화사회정책연구소장은 "가정통신문을 읽지 못해 아이를 챙기지 못하고, 부모의 한국어 실력을 기반으로 언어를 배우다보니 일반 학생에 비해 언어 능력이 뒤떨어진다. 가정 전체에 대한 지원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며 "현재 지역 다문화가정 지원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학생의 기초학력에만 집중하기보단 부모도 가정에서 학생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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