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가 오늘(29일)부터 이틀간 전국 3,551곳의 사전투표소에서 실시된다. 28일부터는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깜깜이 기간'에 접어든 터라, 유권자로서는 후보자 자질과 정책을 스스로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다. 선거 관리 당국의 철저한 준비와 유권자의 주체적인 판단이 맞물려야 선거의 신뢰가 온전히 세워진다.
사전투표는 이제 선거의 대세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2014년 도입 당시 11.5%에 머물렀던 사전투표율은 2020년 총선 26.7%, 2022년 대선 36.9%까지 높아졌고, 이번 선거 유권자 의식조사에서도 투표 의향층의 39.3%가 사전투표를 택하겠다고 밝혔다. 도입 초기의 '진보 유리' 공식은 세대별 생활스타일 변화와 젊은 층의 보수화로 깨졌다. 여야가 앞다퉈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번 사전투표는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되는 대구시장 선거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구는 전국 최저 수준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해 온 곳이다. 지난 대선에서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25.6%로 전국 평균(34.7%)에 크게 못 미쳐 꼴찌를 기록했다. 보수 텃밭으로 일방적 결과가 예상돼 투표 유인이 적었고, 보수 성향 유권자들도 사전투표에 소극적이었던 탓이다. 하지만 여야 후보가 초접전 대결을 벌이는 이번 선거는 양상이 다르다. 지역별 사전투표율을 양 진영의 결집력, 숨은 표심과 견줘보면 결과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대구의 사전투표율이 얼마나 오를지 주목된다.
사전투표의 비중이 커진 만큼, 이를 둘러싼 국민적 불신 해소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핵심 과제다. 주소지 밖에서 투표한 용지가 우편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직접 감시가 미치지 못하는 공백은 근거 없는 음모론의 단골 빌미가 돼 왔다. 선관위가 투표함 보관 장소의 CCTV를 24시간 공개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지만, 사전투표소 내 불법 카메라 설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는 등 투·개표 전 과정에 한점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깜깜이 기간일수록 유권자는 자극적인 주장이나 진영 논리에 휩쓸리지 말고, 확고한 기준으로 진정한 일꾼을 가려내야 한다. 냉소와 무관심으로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것과 다름없다. 당국은 개표 완료까지 완벽한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유권자는 책임감으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 성숙한 지방자치의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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