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장 발언대] “아이는 마을이 키워야”…구미시 인동동 김동경 통장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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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27 14:57  |  발행일 2026-06-27
구미 최연소 통장, 아파트 공동체를 말하다
김동경 구미시 인동동 74통장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마을이 키우는 아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용기 기자>

김동경 구미시 인동동 74통장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마을이 키우는 아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용기 기자>

"아파트 아이에게 무슨 일 있으면 항상 저희 집에 와도 된다고 이야기해요."


김동경 인동동 74통장은 아파트에서 만나는 부모나 아이들에게 종종 이런 말을 한다. 요즘 아파트에서는 조금 낯선 말이다. 초인종을 누르는 아이보다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이 더 익숙한 시대다. 옆집 문을 두드리는 아이도, 이웃집 아이를 돌봐주는 어른도 점점 보기 어려워졌다.


올해 33세인 김 통장은 구미에서 가장 젊은 통장이다. 지난해 10월 인동동 74통장을 맡았다. 통장회의에 나가면 대부분 자신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통장들 사이에 앉는다. 그는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오히려 젊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많이 격려해줘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 통장이 활동하는 인동동 코오롱하늘채 2단지는 젊은 세대가 많은 아파트다. 신혼부부와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 많다.


대구에서 자란 그는 결혼과 함께 2020년 구미에 정착했다. 남편의 직장이 구미에 있었고, 지금은 방과 후 음악줄넘기 강사와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K팝 댄스를 가르쳤고 숲놀이지도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통장이 된 것은 우연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동대표 활동에 관심이 있었지만 통장 자리가 비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했다. 6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 통장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부모가 늦으면 이웃집에 가 있었고, 동네 어른들은 모두 이모와 삼촌이었다. 친구 집에서 밥을 먹고 골목에서 놀다가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그의 생활방식에 남아 있다.


남을 배려하고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가치관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김 통장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봉사활동을 다녔다. 어머니는 늘 이웃에게 인사하고, 주변을 살피고,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친정에 가면 지금도 옆집과 윗집, 경비원까지 서로 안부를 알고 지낼 만큼 이웃과의 관계가 자연스럽다고 했다.


김동경 구미시 인동동 74통장이 아파트 도서관에서 통장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김동경 구미시 인동동 74통장이 아파트 도서관에서 통장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대구에서 지낼 때는 연말마다 연탄봉사에도 참여했다. 힘은 들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보람이 컸다. 그런 경험은 그가 통장 일을 낯설게만 받아들이지 않게 한 배경이 됐다.


그는 "저는 그렇게 컸다. 아이들도 사람들 속에서 자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도 '아이는 마을이 키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통장은 아이들이 형과 동생을 만나고, 동네 어른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라야 한다고 믿고 있다. 외동아이도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야 하고, 부모들도 서로 얼굴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축제나 공연, 체험 프로그램이 있으면 입주민 카페에 먼저 소식을 올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아파트 아이, 엄마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거나 체험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통장 역할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행정에 전달하는 역할"이라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아파트도 결국 마을이잖아요."


김 통장이 꿈꾸는 마을은 오래전 동네의 기억, 그리고 현재 경북도와 구미시가 바라는 마을의 역할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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